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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수가’ 대수술 예고에…“체외진단 산업 성장 막힐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정부에 검체검사 원가 산정도 재검증 요구

입력 2026-02-12 18:57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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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차 상대가치 개편의 일환으로 ‘균형수가’ 대수술을 예고한 가운데 의료계에서 충분한 데이터 검증과 사회적 숙의 없이 성급한 정책 결정을 내려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상대가치 TFT 위원들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잇단 면담을 통해 의료수가 조정 방향과 검체검사 원가보상률 산정 방식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의료수가 조정은 의료전달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정책 방향을 사전에 확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충분한 검증과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학회 관계자는 “과거 의대 정원 등 주요 보건의료 정책이 충분한 논의없이 추진되며 사회적 갈등이 확대된 사례를 경험한 만큼, 이번 개편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의료수가 조정의 기본 방향은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구조 개편이 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에게도 정책 취지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검체검사 수가 조정의 경우, 원가보상률 산정의 기초자료와 분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회 관계자는 “원가보상률 산정에 사용된 표본집단과 데이터가 충분한 대표성을 갖추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산정 기관 선정과 분석 과정에서도 관련 전문학회의 자문을 거치는 것이 정책의 타당성과 수용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더욱이 검체검사는 의원급부터 중소병원, 상급종합병원에 이르기까지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구조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단순히 ‘검사 빈도 조정’의 논리만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진단시약과 장비의 상당부분이 글로벌 기업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거론된다.

학회는 정부가 2017년과 2024년에 걸쳐 검체검사 수가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원가보상률이 100%를 상회한다는 점이 추가 인하의 근거로 활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글로벌 진단기업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 도출된 원가 산출 결과가 정책 근거로서 적절한지 재검증이 필요하다”며 “왜곡된 원가를 토대로 수가 삭감이 반복될 경우, 국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국내 체외진단 산업의 성장에도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역과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 및 중소병원은 현행 검체검사 수가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며 “수가 조정이 의료전달체계와 지역의료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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