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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분기 20조 영업익에 ‘총알’ 두둑…1년도 안돼 兆단위 마통 청산

[삼성전자, 은행권 차입한도 반납]

실적 개선에 자체 투자 여력 급증

현금성 자산 9개월새 6배↑ 11조

정부서 정책자금 대규모 지원도

수정 2026-02-13 17:31

입력 2026-02-13 14:14

지면 5면

삼성전자(005930)가 국내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설했던 수조 원 규모의 마이너스통장을 청산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에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체 투자 여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시중은행들에서 받았던 원화 차입 한도를 지난해 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은행권과 사전에 협의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약정 계약을 체결하며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을 열었다. 국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달 창구를 열어둔 것이다.

약정 한도는 수조 원 규모에 달했고 대출금리는 연 3~4% 수준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조 원 규모로 마이너스통장을 열었지만 실제 실행한 금액은 수천억 원 수준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도를 받은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이를 반납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4조 6761억 원으로 바닥을 친 뒤 3분기 12조 1660억 원, 4분기 잠정 20조 원으로 급증했다.

실적 개선으로 삼성전자가 투자에 쓸 수 있는 자체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투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4년 말 별도 기준 1조 6538억 원까지 떨어졌는데 이후 매 분기 늘더니 지난해 3분기에는 10조 9223억 원으로 6배 넘게 뛰었다.

올 들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167조 6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국내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저리의 정책자금도 대규모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 차입을 늘릴 유인이 크지 않다. 정부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등에 국고채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고채 1년물 금리가 연 2.7%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서는 은행 대출을 받을 때보다 1%포인트가량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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