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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회 中수출에 철퇴…美 반도체 감시망 더 촘촘해졌다

美기업 AMAT

3600억원 벌금

역대 두번째 규모

2년간 56차례

통제 위반 적발

中에 공장 보유

국내기업도 긴장

입력 2026-02-13 17:41

지면 10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UPI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UPI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을 거쳐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AMAT)에 총 3600억 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올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고려해 통신과 운송 제재는 보류하면서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는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하면서도 사태의 여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불법으로 수출한 혐의로 AMAT,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코리아(AMK)에 벌금 약 2억 52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징수하기로 회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BIS가 지금까지 부과한 벌금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BIS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업체인 AMAT은 2021년과 2022년 이온 주입기를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SMIC에 수차례 수출하다가 적발됐다. AMAT는 이온 주입기를 한국의 AMK에 보내 조립한 뒤 중국으로 보내면서 미국 정부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는 등 수출통제 규정을 56차례 위반했다. 해당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이온을 고속으로 주입하는 설비로 고급 메모리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수품으로 분류된다.

SMIC는 2020년 12월 미국 상무부가 수출통제 명단에 올린 업체다. 상무부의 수출통제 명단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우려가 되는 외국 기업·개인을 대상으로 작성되며 여기에 등재된 곳에는 미국의 첨단기술과 장비 등을 수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의 규제를 피해 한국 등 우방국을 통해 수출하는 경우에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중국에 제조 시설을 둔 국내 기업도 미 정부 규제의 여파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들일 수 있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취소했다. 이 조치로 두 회사는 올해부터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수입할 때마다 미국의 승인을 받을 뻔하다 간신히 1년 단위 반출이 가능해졌다.

무쿤드 스리니바산 AMAT 부사장은 미 당국의 조사가 한창이던 2023년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학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납품 여부는 온전히 미국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4월 베이징 정상회담 성사를 감안해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지 않은 규제들은 일부 풀어줬다. 로이터통신은 12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 기업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내 사업 금지, 미국 데이터센터용 중국산 장비 판매 제한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들을 대거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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