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항공·통신 등 전략 업종에 자사주 소각 예외 추진
■與특위 ‘3차 상법’ 핵심사안 조율
정책위, 항공·통신 등 ‘일부 예외’ 의견서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 절차 간소화
경영권 안전장치 요구는 수용 안해
법사위 논의 후 이달내 처리 방침
수정 2026-02-13 23:33
입력 2026-02-13 17:53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에 일부 예외를 두는 안전장치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항공·통신 등 주요 국가 안보, 전략산업 등에서 자사주 소각이 강제되면 외국인 지분이 법정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등으로 발생한 자사주의 경우 이사회 의결만으로 소각이 가능하도록 간소화해주는 등 일부 경제계의 주장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는 상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이 강제되는 기업의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면 불법적인 형태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자사주 소각 예외는 외국인 투자 제한 규정 기업, 일부 벤처기업 등에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이 낸 상법 개정안은 항공·방송·통신 등 외국인 투자 제한 업종에서 법정 지분 한도를 초과할 경우 예외를 두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국인이 절반에 근접한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자사주 소각 시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을 수 있어 핵심 전략산업에서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정책위는 벤처 창업기업에 대해서도 경영권 위기에 취약하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법사위에서 예외 적용 여부를 논의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경제계가 강력히 요구해온 ‘경영권 방어 목적의 자사주 허용’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자사주에 대한 의무 소각 기한 연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합병 등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의 경우 이사회 의결만으로 소각할 수 있도록 간소화하는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현행 상법에서는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소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합병 등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자사주’는 소각 시 감자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감자에 따른 자사주 소각을 하려면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채권자 보호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경영계는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비자발적 자사주도 주총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찬성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부결되면 법 위반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합리성을 갖춘 일부 재계 요청에는 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도출한 뒤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상법 공청회에서는 야당 측 진술인을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자사주 소각 의무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기업 사냥꾼 육성법”이라고 주장했고 찬성 측에서는 “예외 조항을 둔 만큼 유연한 입법”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측 진술인으로 나선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사주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퇴로 없이 묶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자사주를 불태워 주가가 올라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막연한 기대”라며 “오히려 기업 사냥꾼만 육성하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라고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측 진술인들은 기업의 자사주 보유·처분이 ‘주주 의결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옹호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경영권 방어는 기업가치를 올려서 해야지 자사주 편법을 통한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보유 자사주와 신규 보유 자사주를 조건 없이 모두 소각해야 한다는 재계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발의된 개정안은 자사주를 무조건 소각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며 “주주들이 보유·처분을 승인한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마련한 만큼 임직원 보상이나 M&A를 위한 활용은 개정안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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