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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가 리스크” 월가서 쿠팡 매도 리포트…韓정부 상대 주주소송 영향 주나

번스타인, 목표가 17달러 제시

매도 배경에 ‘韓정부기관’ 언급

쿠팡 투자사의 국제 중재소송에

주주 논리 뒷받침 자료 가능성

입력 2026-02-13 18:35

지면 6면
2월 11일 서울 시내 한 쿠팡 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2월 11일 서울 시내 한 쿠팡 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서 사실상 첫 ‘매도 의견’이 제시됐다. 투자 리스크를 전면에 드러낸 리포트가 등장하면서 쿠팡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 기관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중재 사건에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글로벌 금융 정보 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리서치 기관 번스타인은 이달 5일 쿠팡에 대해 목표가 17달러와 함께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 예상)’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쿠팡 주가가 12일(현지 시간) 기준 17.13달러로 마감한 것과 목표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에 해당한다.

번스타인은 사실상의 매도 의견을 제시한 배경으로 쿠팡을 둘러싼 한국 내 정부 기관들의 행보를 언급했다. 외신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여러 건의 집단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퇴직금 문제로 인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짚었다. 한국이라는 단일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개인정보 유출 이후 여러 리스크가 불거진 점을 감안하면 가격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리포트가 미국 쿠팡 주주들이 진행하는 소송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고 이 때문에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전달했다. 최근에는 미국 투자회사인 에이브럼스캐피털·듀러블캐피털파트너스·폭스헤이븐도 가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수사 활동이 쿠팡의 사업 활동에 리스크라는 번스타인의 분석은 이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간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쿠팡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노무라는 지난달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지만 쿠팡 목표주가를 30달러에서 2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내렸다. 앤절라 홍 노무라 연구원은 “쿠팡은 한국에서 강화된 규제 감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보상 패키지와 최대 9억 달러 규모의 벌금 부과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도 쿠팡의 재무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위해 약 1조 7000억 원 규모로 5만 원 상당의 쿠폰을 이미 지급한 바 있다.

반면 JP모건은 지난해 12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후에도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대해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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