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미·중·유럽 다 쪼그라든 테슬라, 한국에서만 2배 늘었다

스웨덴 -66.9%, 독일 -48.4%

미·중서도 각각 3.6%, 4.8% ↓

한국만 2.9만대에서 5.9만대로

입력 2026-02-14 15:00

테슬라 모델 Y.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가 지난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한국에서만 2배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처럼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팬덤층을 기반으로 가격 인하와 그에 따른 보조금 수혜 증가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3년 180만8581대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2024년 178만9226대로 사상 처음 역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63만6129대로 전년보다 15만 대 넘게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테슬라는 가장 큰 판매처인 중국에서 지난해 62만5698대를 팔아 전년(65만7102대) 대비 4.8% 판매량이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58만8900대에서 56만7500대로 3.6% 줄었고, 영국에서도 5만334대에서 4만5513대로 9.6% 후퇴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감소 폭이 더 컸다. 테슬라는 스웨덴에서 725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2만1894대)보다 무려 66.9% 급감한 수치다. 독일에서는 3만7574대에서 1만9390대로 48.4%, 프랑스에서는 4만709대에서 2만5460대로 37.5%, 이태리에서는 1만5648대에서 1만2847대로 17.9% 줄었다.

테슬라 CI.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 CI. 사진제공=테슬라

업계에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서 전동화 차량만 판매하는 테슬라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판매로 전기차 부진을 상쇄하거나 토요타와 현대차처럼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부문의 손해를 만회할 모델군이 없다.

특히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 2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뼈아프다. 테슬라의 미국 판매량은 2023년 64만9770대에서 2024년 58만8900대(-9.4%)로, 다시 2025년 56만7500대로 축소됐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7500달러(약 1000만 원)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종료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의 도전이 거세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기술 및 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중국인들은 자국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도 늘려가고 있다. 전기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비야디(BYD)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1.8% 급증한 62만 7000대로 집계됐다. BYD의 시장 순위는 2024년 9위에서 지난해 3위로, 점유율은 4.3%에서 8.2%로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101만 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10.7% 줄었다.

테슬라 모델 Y.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의 ‘믿을 구석’은 이제 한국뿐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오직 한국에서만 판매량이 늘었다. 전년(2만9750대)에 두 배가 넘는 5만9916대가 팔렸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국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3위에 올랐고, 테슬라 모델Y는 벤츠 E200과 BMW520을 제치고 단일 모델 판매 1위에 등극했다.

테슬라는 유독 국내에 애플에 견줄 만한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다. 전자기기와 정보통신(IT) 기술에 매우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등 테슬라가 주는 혁신적 경험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트렌디한 이미지도 인기의 비결 꼽힌다.

테슬라 모델 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사진제공=테슬라
테슬라 모델 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사진제공=테슬라

중국에서 만들어진 모델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가격이 인하된 영향도 크다. 테슬라는 한국에 기존 롱레인지 모델보다 2000만 원가량 싸진 저가형 모델Y 제품을 2023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4월 다시 400만 원가량 저렴한 부분 변경 모델(주니퍼)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일부 차종을 최대 940만 원 할인하고, ‘모델3 스탠다드’를 4199만 원에 내놓았다. 가격을 인하하면서 일부 모델은 국내 정부 보조금을 100% 받 대상에 포함됐고 이제 테슬라를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테슬라가 올해도 한국에서의 고공행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유럽시장에 이어 한국시장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 고비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한 BYD는 지난 1월 수입차 브랜드 중 판매량 5위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올해 상반기 첫 한국 출시 모델인 7X를 시장에 내놓는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도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