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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법 판결 끝나고 또 심사?...‘재판소원제’ 논쟁, 뭐길래

“헌법 위반” vs “이원적 사법체제 취지”

“국가경쟁력 약화” vs “분쟁 해결”

“헌재 기능 저하 우려” vs “확충 통해 해소”

“가난한 이 희망고문” vs “국선대리인으로 해결”

수정 2026-02-16 23:38

입력 2026-02-16 07:00

조희대(왼쪽)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왼쪽)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처리를 예고한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를 놓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법부가 국가경쟁력 약화와 위헌 가능성을 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 장치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12일 민주당 주도로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 개편 법안이 강행 처리되는 데 대해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13일 재판소원법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한 참고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며 대법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다시 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헌법 위반” vs “이원적 사법체제 취지”

주요 쟁점은 위헌성 여부다. 대법원은 현행 헌법 하에서 입법만으로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헌법 제101조에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 ‘최고법원은 대법원’이라고 명시된 만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다시 심사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삼심제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논리다. 대법원은 “헌법은 재판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며 “이는 ‘재판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하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최종심으로 해야 함’을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반면 헌재는 사법권의 독립이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고 맞섰다. 헌재는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는 규정은 권력분립 원칙에 따른 원칙적 귀속일 뿐이라며 재판이 헌법에 어긋날 경우 외부적으로 헌법재판 권한을 가진 헌재를 통해 교정하는 것이 이원적 사법체제를 택한 우리 헌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4심제 전락…국가경쟁력 약화” vs “분쟁의 종국적 해결”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사실상 ‘4심제’로 운영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간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대법원 결론이 뒤바뀔 가능성은 희박한데 재판 종결만 늦어지는 ‘고비용 저효율’ 제도가 돼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4일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모든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제도 도입 초기에는 사건이 폭증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안정화될 것이라며 2022년 재판소원을 도입한 대만의 사례를 제시했다. 대만의 경우 도입 첫해 4371건이었던 소송 건수가 2024년 1137건으로 급감하며 연착륙했다는 설명이다. 헌재는 “인적·물적 역량을 확대하고, 심판사무처리를 효율화하는 등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만의 재판소원 소송 건수는 지난해 2042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헌재 기능 저하 우려” vs “확충 필요...기본권 보장 비용”

대법원은 헌재가 재판소원까지 감당할 자원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은 문형재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1년에 처리하는 4만 건 중 30%(약 1만 2000건)만 헌재로 넘어와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힌 점을 인용하며 헌재의 재판 기능 자체가 저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헌재는 인력 및 예산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이것이 제도 도입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헌법연구관 및 심판 지원 인력 증원을 위한 예산 확충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는 사각지대 없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국가가 치러야 할 당연한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재판의 신속한 확정보다 중요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는’ 재판의 확정”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에겐 희망고문” vs “국선대리인 확대로 해결”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고액의 소송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권력자나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고 봤다. 대부분의 사건은 사전심사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아 서민들에게는 소송비용만 쓰게 하는 희망고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헌재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헌법소원 심판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경제력이 부족한 국민을 위해 국선대리인 선임 요건을 완화하며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력 및 자원 우려에 대해서도 사각지대 없는 기본권 보장을 위해 국가가 치러야 할 비용이며 남소과징금 부과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vs 헌재, 재판소원이 불러온 ‘사법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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