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격돌에…檢 ‘보완수사 성과’로 여론전
입력 2026-02-16 11:00
최근 검찰이 보완수사 성과를 홍보하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 간 견해차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보완수사권 사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수정안을 내놓고 국회에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보완수사 성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잇따라 언론에 배포하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로 경찰의 미진한 수사 내용을 어떻게 검찰이 포착했고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일례로 지난 11일 부산동부지청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23원만 있는 은행 계좌에 9억 원이 있는 것처럼 꾸며 구속을 피한 20대 남성이 검찰의 보완 수사로 구속됐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경찰로부터 불구속 송치 받은 사건을 계좌추적 등 전면적으로 보완수사해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규명했다”고 자평했다.
경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검찰 보완수사 필요성을 내세운 사례도 있다. 지난 12일 서울남부지검은 금품을 대가로 수사 정보를 빼돌린 현직 경찰관과 사건 브로커를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송치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범행 동기와 구조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에 착수했다”며 “기존 경찰이 확인한 계좌보다 훨씬 방대한 계좌 추적을 실시하고,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통화내역 분석 및 피의자들의 실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수사 과정에서 경찰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추가 향응 제공 사실과 개인정보 무단조회 범행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전은 검찰청 폐지가 결정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왔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에서 검찰이 처리한 사건 중 사법통제로 진실을 밝혀낸 사례 5건 중 3건은 보완수사의 성과를 담은 내용이다. 법무부도 지난해 말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사수를 지원하고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례집 발간사에서 “경찰 수사가 완전무결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검찰 보완 수사가 존치돼야 하는지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폐지 부작용 우려가 팽배한 현실에서 일반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최근 보완수사권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방향성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소한 보완수사권은 지켜내야 한다는 검찰 조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여권 내부에서도 보완수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여당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에서 검찰청을 대신해 신설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에서 톤을 낮추면서 변화조짐도 엿보인다. 그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에서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와 관련해 “정부 입법인 만큼 당 입장 충분히 고려하셔서 정부입법안에 담아 주실 것을 건의드린다”고 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63개
-
503개
-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