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 대체하자”...英, 국가 차원에서 도입 추진
美 결제망 끊으면 대란
우려 커지자 추진
입력 2026-02-17 18:33
영국 금융권과 정부가 미국 결제망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대체할 국가 차원의 결제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 국가들 간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결제망에 계속 의존할 경우 경제 전반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딜리버리코(DeliveryCo)’로 알려진 영국 자체 결제 시스템을 2030년을 목표로 구축하기 위한 첫 영국 은행장 회의가 오는 19일 열린다.
바클레이스 영국의 빔 마루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을 맡고, 새 결제 회사의 설립 비용을 전담할 런던 금융가의 투자자 그룹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그룹에는 산탄데르 UK, 냇웨스트, 네이션와이드, 로이즈 뱅킹 그룹, ATM 네트워크 링크,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등 영국 은행과 결제 회사들이 참여한다.
금융권이 자금을 조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이 계획은 미국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취지로 영국에서 수년간 논의됐다. 그러다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심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위협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결제망을 차단해버릴 수도 있기에 미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영국 경제 전반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영국 결제체계규제위원회(PSR)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카드 거래의 약 95%가 비자와 마스터카드 소유 결제망을 통해 이뤄진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지배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임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차단되면 우리는 카드가 영국 경제를 지배하기 전인 1950년대로 돌아가고, 기업들은 현금에만 의존해야 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결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결제의 60%를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의존했던 러시아에서는 미국이 두 기업에 서비스 중단을 강제하자 일반 시민들의 상품 구매와 결제가 불가능해져 혼란을 겪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84개
-
519개
-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