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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트럼프 ‘집토끼’ 단속...공화당 주에 일본돈 52조 쏟는다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145>

트럼프, 일본의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 공개

오하이오에 원전 9개 규모 가스발전시설 건립

소프트뱅크 자회사 SB에너지 주도...330억$

텍사스 인근 미국만에 20억$ 규모 심해 원유 수출

조지아 다이아몬드 생산에 6억$, 전략산업 집중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 성향 주에 투자 집중

수정 2026-02-19 09:49

입력 2026-02-18 08:13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일본 요코스카 미군기지에서 장병들의 환호에 호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일본 요코스카 미군기지에서 장병들의 환호에 호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텍사스, 오하이오, 조지아주 등 공화당 성향 주에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력, 핵심광물과 관련한 시설을 건설하는 내용으로 총 투자 규모는 360억달러(약 52조 1000억 원)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의 일본과의 대규모 무역합의가 방금 시작됐다”며 “일본은 현재 공식적으로, 그리고 재정적으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에 따라 첫 번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합의에 대해 “이는 미국 산업 기반을 활성화하고 수십 만개의 훌륭한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어느 때보다 국가 및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무역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원전 9개 맞먹는 천연가스 발전소...소프트뱅크 자회사 주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장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악에 맞춰 특유의 춤을 추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장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악에 맞춰 특유의 춤을 추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대미 투자가 텍사스주의 석유·가스, 오하이오주의 전력생산, 조지아주의 핵심 광물 분야에 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5500억달러의 미일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첫 세 가지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며 “일본이 우리 경제 핵심 분야에 36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오하이오주에 일본과 함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건설, 9.2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전 9개가 생산하는 전력량이자 미국 740만개의 가정이 소비하는 전력량”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로 인해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에너지비용을 낮춰 미국 제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하이오주 포츠머스에 건설될 330억달러의 가스 화력 발전소로 미국에서 발표된 역대 최대 규모 발전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WSJ은 상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소프트뱅크 자회사 SB에너지가 주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유 수출·합성 다이아 등 전략산업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도쿄에서 합의 문서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도쿄에서 합의 문서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트닉 장관은 “미국만에 매우 중요한 심해 원유 수출 시설을 건설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연간 200~3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원유를 수출하고 정유소의 역량을 확보하며 세계 최고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공고히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WSJ은 “일본이 센티넬 미드스트림이라는 업체가 주도하는 텍사스 미국만의 심해 원유 수출 시설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짚었다.

세번째 프로젝트는 조지아주의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 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 능력을 구축해 첨단 산업 등에 필수적인 합성 다이아몬드 수요를 100% 국내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6억달러 규모의 이번 투자는 엘리먼트 식스라는 업체에 의해 이뤄질 예정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일본의 투자금이 회수될 때까지 프로젝트의 수익은 미국과 일본이 5대 5로 나누며 이후에는 미국이 90%, 일본이 10%를 가져간다. 이는 미일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재건되고 있고 (제품을) 다시 생산하고 있으며 다시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일 모두에 매우 흥미롭고 역사적인 시기”라며 “모두에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일 격노설 후 속전속결...韓 압박 커질 듯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만나 우리 측이 선물한 왕관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만나 우리 측이 선물한 왕관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일본의 1호 대미 투자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집토끼’ 챙기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텍사스와 오하이오, 조지아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곳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본의 막대한 대미투자금이 몰려온다고 유권자들에 홍보하려는 심산이란 관측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진다면 탄핵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개 발언도 하는 등 중간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인 전력을 확보하고, 석유 수출을 늘려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며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격노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온 후 속전속결로 결정된 것이다. 일본의 주무부처 장관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을 찾았다. 일본이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확정지은 만큼 미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트럼프에게 보낸 52조 원의 선물, 그 뒤에 숨겨진 소름 돋는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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