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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취소·16차례 궐석·17시간 결심… 선고 앞둔 尹 내란우두머리 1년

3월 구속취소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 진행

7월 재구속 후 16차례 궐석 상태 심리

곽종근·홍장원 증언 두고 법정 공방

17시간 결심공판… ‘법원 필리버스터’ 논란

특검, 전직 대통령에 30년 만에 사형 구형

입력 2026-02-18 11:00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제공=서울중앙지법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제공=서울중앙지법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오는 19일 내려진다. 지난해 2월 첫 공판준비기일 이후 약 1년 만에 나오는 결론이다.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은 매 순간 순탄치 않았다. 재판은 구속 취소와 재구속, 궐석재판, 증인 설전, ‘법원판 필리버스터’로 불린 결심공판까지 굴곡을 거듭했다.

재판은 지난해 2월 20일 첫 공판준비기일로 시작됐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 권한 행사를 제약하려 한 행위가 형법 제87조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통치행위를 내세워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을 명시적으로 갖고 있지 않다며, 위법 수사에 따른 기소로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의 첫 변곡점은 지난해 3월 7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이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구속기간을 종전 형사 실무에서 계산해오던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 이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수처 수사권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상급심에서 파기나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구속 취소 이후 윤 전 대통령은 한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출범 이후 7월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다시 급변했다. 법원이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약 4개월 만에 재구속됐다. 구치소에 다시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와 특검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한동안 재판에 자진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궐석재판이 16차례 진행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30일이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발언에 나서 증인의 신빙성을 탄핵하려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인원을 끌어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군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것이 질서 유지 차원이 아니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납득할 수 없는 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또 국군의날 행사 이후 가진 저녁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며 잡아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는 이른바 ‘홍장원 메모’를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졌다. ‘홍장원 메모’는 비상계엄 당시 여인형 전 육군방첩사령관이 통화로 불러준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홍 전 차장이 받아 적은 문건이다. 홍 전 차장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의 이름을 메모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메모는 홍 전 차장의 자필 초안과 보좌관 대필본 등 총 세 차례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보좌관이 작성한 2차 메모는 폐기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해당 문건 초고가 “지렁이 글씨로 돼 있다”고 표현하며 메모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여인형의 정치인 실시간 위치 추적’에 대해 묻자 “여인형이 대통령으로부터 아무 지시도 받지 않고 단독으로 판단한 것이냐”며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핵심 관계자 사건을 병합하며 재판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결심공판은 ‘법원판 필리버스터’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장시간 이어졌다. 지난달 9일 종결이 예정됐던 변론은 한 차례 연기된 끝에 같은 달 13일에 마무리됐다. 13일 결심공판 역시 약 17시간에 걸친 장시간 변론 끝에 종료됐다. 검찰은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 이후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국민들을 깨우기 위한 메시지 계엄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이제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 변론이 종결된 사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에서 법원은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각 재판부는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행위가 형법 제87조가 규정한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 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수처 체포영장 사건에서는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도 인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동일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판단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서도 내란 성립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계엄 선포 자체의 위법성과 별개로, 실행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직접 관여했는지가 최종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취소와 재구속, 16차례 궐석재판, 증인과의 공개 설전, 17시간에 걸친 결심공판까지. 1년간 이어진 공방의 결론이 19일 법정에서 내려진다. 1심의 경우 상징적 의미에서 사형 선고 가능성도 거론된다. 30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처럼 1심 법정에서 사형이 선고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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