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노모 언급한 장동혁에…李 “그런 집 팔라고 한적 없어”
■설 연휴 내내 SNS 공방
장동혁 ‘95세 노모 집’ 언급하자
李 “상대 주장 왜곡 민주주의 위협”
부동산 제도 개선 공세적 입장 지속
코스피 5500 등 정책 자신감도 영향
일각선 “논쟁에 설득력·비전 묻혀”
수정 2026-02-19 10:05
입력 2026-02-18 17:47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직격한 것은 부동산 정책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정면 돌파’ 메시지로 해석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야당이 ‘관저에 사니 분당 집을 팔라’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몰아간다’며 공세를 펴는 상황을 방치할 경우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추진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함께 ‘장동혁 “다주택자 사회악 몰이”…더불어민주당 “품격 없다” 역공’ 제목의 기사도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전날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다”고 비난한 발언을 전했다.
장 대표는 16일 SNS에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며 “95세 노모가 ‘이 집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에휴’라고 하신다”며 시골집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인구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고향 집과 노모의 거처를 지키는 지방 서민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온몸으로 받치고 있는 애국자들”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상대의 주장을 왜곡·조작해 공격하는 것은 비신사적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장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하우스 같은 건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며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정부는 올해부터 인구감소지역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세제 특례를 다주택자까지 확대해 ‘세컨드하우스’ 등을 1주택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처럼 장 대표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박은 설 연휴가 시작된 14일부터 이날까지 3건이나 됐다. ‘사회악’ 반박과 함께 “다주택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16일)”고 물었고 “저는 1주택자(14일)”라며 ‘장동혁, 이 대통령 한밤중 다주택자에 사자후’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이 장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공방 국면에서 논점을 ‘제도 설계 책임’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X 게시글 수위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을 언급하는 수준에서 출발해 한 달 새 부동산 시장 정상화(투기 엄단)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점차 강화되는 흐름이다. 부동산 관련 메시지 빈도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0건(전체 43건)에서 올해 1월 8건(65건), 2월 현재 18건(44건)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정권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수세적이었던 것과 달리 공세로 전환한 것”이라며 “2022년 대선 패배의 학습 효과도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당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체 24만 여표 차이를 기록한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는 30만 표 이상 뒤처지는 결과를 기록했다.
코스피 5500 돌파도 이 대통령의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체투자 수단을 언급하거나 부동산 정상화가 코스피 5000보다 쉽다고 발언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SNS에서 직접 공방을 이어가면서 정책 메시지가 논쟁에 묻혀 설득력과 비전 제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이 대통령이 “사회악은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라고 날을 세우자 장 대표 역시 “아들아, 지금 우리 노인정은 관세허구 쿠팡인가 호빵인가 그게 젤 핫허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날 풀리면 서울에 50억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며 노모의 말을 빌려 반박했다.
양당도 가세했다. 민주당은 “여섯 채 주택을 지키기 위해서 95세 노모마저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모양새”라고 반격했고 국민의힘은 “오랜 기간 정책과 입법에 참여해온 이 대통령이 남의 일처럼 말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를 두고 개혁신당은 “정책 설득은 없고 정치 선동만 요란한 공방은 시장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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