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활동 위축 막겠다더니…배임죄 폐지 논의 사실상 중단
與 “조항 많고 분류작업 시간 필요”
경영 부담 가중 법안은 입법 속도
3차 상법·노란봉투법 시행 초읽기
입력 2026-02-18 17:50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활동 위축을 막겠다며 ‘경제 형벌 합리화’ 입법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 국회 논의는 사실상 멈춰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개정 등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법안은 속도를 내는 반면 과도한 형벌 규정 정비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추진해온 배임죄 폐지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인데 형법상 배임죄가 적용되는 법 조항이 너무 많다”며 “이를 분류해 정리하는 작업까지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반기 내 정리 가능 여부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임죄 폐지는 민주당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을 줄이겠다며 내세운 ‘경제 형벌 합리화’ 정책의 대표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도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배임죄 폐지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국회 논의는 진척이 더디다는 평가다.
정부는 4일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배임죄 폐지 등 기존 과제 외에 추가 개선 과제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위반 행위 수준에 비해 과도한 형벌은 완화하거나 과태료로 전환하는 등 ‘경제 형벌 완화’ 기조도 재확인했다. 경제계 역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데 배임죄로 기업인들이 모험적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조속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개선 의지와 달리 국회에서는 경제 형벌 완화보다 기업 부담을 늘릴 수 있는 입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영계가 강하게 반대했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도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배임죄를 제외하더라도 국회 차원에서 가시적으로 논의되는 경제 형벌 합리화 입법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반면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은 계속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11일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담합 등 부당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담합 적발 시 최대 매출액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경제 형벌 정비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과징금만 상향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형사 리스크는 그대로 둔 채 행정 제재 부담만 늘어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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