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실내조명만으로 수소 만드는 인공 나뭇잎 개발
‘엽록소’ 역할 광전극에 수소 생산 촉매 합성
탄소 배출 없이 ‘조명’으로 그린 수소 생산 가능
입력 2026-02-19 08:00
식물이 햇빛을 흡수해 에너지를 만들듯이 실내조명 빛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인공 나뭇잎’이 개발됐다. 전 세계 전력 소비 가운데 19%를 차지하는 조명 전력을 재활용해 청정 수소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현 교수팀은 효율적인 광전극과 수소 생산 촉매를 결합함으로써 LED 조명으로부터 수소를 만드는 인공 나뭇잎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공 나뭇잎의 핵심은 ‘광전극’이다. 광전극은 식물의 엽록소처럼 빛을 받아 전하 입자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광전극은 햇빛보다 밝기가 약한 실내조명도 잘 흡수해 전하 입자를 만들 수 있는 황화물(CdS) 소재로 이뤄졌다. 생산된 전하 입자는 이산화티타늄(TiO₂)층을 거쳐 뒷면의 수소 생산 촉매층(3차원 니켈(3D-Ni))으로 전달된다. 이 촉매층 표면에서 전하 입자와 물이 반응하면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팀은 인공 나뭇잎 설계 과정에서 실내조명 환경에서도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황화물은 강한 빛에 노출되면 소재가 점차 손상되는 ‘광부식’ 현상이 일어나는데, 약한 실내 조명은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빛이 약해 줄어든 전하 입자량을 보완하기 위해 황화물에 이산화티타늄이 접합된 전극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한정된 전하를 재결합 손실 없이 온전히 수소 생산에 쓰게 만들었다. 아울러 황화물 표면에 ‘인산염(Pi)’을 보호막처럼 코팅함으로써 황화물의 광부식은 막고 전하 이동 속도는 높였다.
비용 대비 성능도 뛰어나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나뭇잎은 외부 전압 없이 실내조명만으로 119~120 마이크로암페어(µA/cm²)의 광전류를 기록했고 12시간 후에도 초기 성능의 94%를 유지했다. 이는 고가의 백금(Pt) 촉매를 사용했을 때(121 µA/cm²)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 광전류는 인공 나뭇잎의 수소 생산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수소 생산 촉매로 쓰인 3차원 니켈은 값싸고 잉크처럼 찍어낼 수 있어 상용화시 필요한 크기로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연구팀은 85cm² 인공 나뭇잎 4개를 직렬로 연결한 대형 모듈도 제작했으며, 이 모듈은 실내조명 아래에서 총 5밀리암페어(mA)의 광전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장지현 교수는 “실내조명은 날씨에 민감한 태양광과 달리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로 실내에서 버려지던 빛을 수소 생산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향후 수소 분리·회수 기술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대응 화공·바이오 융합 공정 연구센터’의 ERC 과제와 중견연구과제, 이노코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 ‘응용 촉매 B: 환경과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에 결과가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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