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명시적 합의 없는 음원공급계약, 저작권 양도로 볼 수 없어”
입력 2026-02-19 07:54
계약 내에 명시적 양도 합의가 없다면 저작물 공급 계약만으로 저작권이 이전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8일 A씨가 오투잼컴퍼니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1년 7월 오투잼의 전신인 리듬게임 제작사 나우게임즈와 기본제공 음원 1곡당 150만 원의 음원제작비를 받는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A씨는 새로 작곡·편곡하는 방법으로 39곡의 음원을 만들었고, 나우게임즈는 리듬게임에 음원을 수록했다. 해당 계약에는 ‘당사자 일방의 서면동의 없이 본 계약상 모든 또는 일부의 권리와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담보 목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나우게임즈는 2017년 3월 파산해 B씨에게 음원을 매도했고, 같은해 8월 나우게임즈 대표는 오투잼을 새로 설립한 뒤 B씨로부터 음원을 다시 매수해 다른 리듬게임 제작사들에 음원 일부 이용을 허락했다. A씨는 이에 오투잼 측이 동의 없이 음원을 사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쟁점은 A씨와 나우게임즈의 음원공급계약을 음악저작물 저작권 양도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저작권에 대한 계약이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인지 명백하지 않은 경우 계약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문제였다. 1, 2심은 나우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양측 음원공급계약은 음원을 활용한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권리, 즉 각 음원에 대한 복제·배포권 등의 저작재산권을 이전할 목적으로 체결된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라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나우게임즈가 음원공급계약을 통해 A씨로부터 음악저작물을 활용해 일체의 영리활동을 할 권리를 이전받았고, 그 권리는 재산적 권리인 저작재산권을 의미한다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음원공급계약이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저작권법 10조를 들어 “A씨가 창작한 음악저작물을 나우게임즈에 공급했더라도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은 A씨에게 원시적으로(처음부터) 귀속된다”고 봤다. 이어 계약서에 ‘나우게임즈가 A씨로부터 이전받은 권리 중 저작권을 제외한다’고 기재된 사실을 토대로 “달리 저작권 양도 사실이 외부적으로 표현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음원공급계약상 저작재산권은 저작자인 A씨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계약 해석과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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