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트럼프 ‘해양 패권 재건’…조선은 웃고 해운은 울었다

트럼프 행정부 AMAP 발표

‘한국·일본 협력 지속’ 명시

중국 견제 속 동맹 조선 전략

한화오션·HD현대 수주 기대

‘수수료’ HMM·팬오션 운항비 ↑

수정 2026-02-20 06:00

입력 2026-02-20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정상 특별연설 하고 있다. 경주=조태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정상 특별연설 하고 있다. 경주=조태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해양 패권 재건’ 계획이 국내 조선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다시 꾀하겠다는 전략이 국내 조선 3사에 수주 확대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수료 부과 등으로 해운업과 수출기업에는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20일 증권업계에서는 백악관의 ‘미국 해양 행동 계획(America’s Maritime Action Plan·AMAP)‘이 한국 조선업의 수혜가 되는 조치들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전략상선단(SCF) 설립을 통한 국제 운항 선박 확대, 중국 조선업 견제 등 한국 조선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미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AMAP는 △조선 역량 재건 △조선·해운 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보호 및 수요 창출 △경제 안보·산업 회복탄력성 지원 등 4개를 주요 골자로 한다. 조선·수리·항만 인프라를 확장하고, 투자 수요 창출을 통한 미국 내 상선 건조 기반을 재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필요한 선박을 조달하기 위해 초기 물량은 해외에서 신속 건조하더라도 미국 조선소에 투자를 통해 점진적으로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브릿지(징검다리) 방식’도 담았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에서 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미국은 중국 조선업을 견제하는 동시에 “한국, 일본과 역사적인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를 포함하며 동맹 협력을 명시했다. 백악관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강화된 협력을 통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에 대한 의존을 줄이겠다”며 “한국, 일본과의 미국 조선 재활성화에 대한 역사적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는 17일(현지시간) 포럼에서 “한국, 그리스, 미국이 참여하는 3자 조선 협정을 맺을 것”이라며 “우리가 존중하고 보호할 동맹국들과 협정을 맺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재차 조선업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관계자들이 늦은 저녁에도 선박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울산=성형주 기자
울산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관계자들이 늦은 저녁에도 선박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울산=성형주 기자

이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이미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둔 상태다. 또한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부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유류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다만 모든 외국산 상업용 선박에 보편적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국내 해운사와 수출기업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AMAP는 외국 건조 선박에 화물 중량 1㎏당 1센트를 부과하면 10년 간 660억 달러, 25센트를 책정하면 약 1조 5000억 달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재원을 ‘해양안보신탁기금’으로 조성해 조선산업과 선단 확대, 해사 인력 육성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특정 국가(중국)가 건조하거나 소유한 선박에만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외국산 전체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선주 입장에서는 중국산 선박 구매에 따른 추가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한국 조선사로서는 중국산 선박과 가격 경쟁력 차이가 줄어든다는 점이 부담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 구조와 가격 체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또한 HMM, 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사들도 운항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운임을 인상, 수출기업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수출기업들의 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AMAP는 분야별 행동방침을 망라한 포괄적 계획이며, 아직까지 세부적인 규모나 실행계획 등은 포함되지 않은 마스터 플랜 단계의 문서”라면서도 “국내 조선 3사가 미국 내 조선소 투자를 포함한 현지 협력 범위와 규모를 확대한 점이 미국 선박의 한국 건조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항만 수수료나 화물 수수료를 재차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미국 입항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에 비용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며 “운임 인상을 통한 비용 전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상운송업에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