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연내 금리 올릴 수도 있다는 연준, 가만 두려나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47>
연준, FOMC서...“고용은 안정, 물가는 높아”
“소비·성장 견조...빅테크, AI 빚 감당 가능”
여러 위원들, 올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둬
멤버 바뀌고도 분열...뉴욕 증시, 상승분 반납
워시 불확실성에 트럼프와 마찰 지속 불안도
수정 2026-02-21 08:16
입력 2026-02-19 17:08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올해에도 금리 경로에 대해 분열된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투표권자 12명 가운데 4명이 바뀌었음에도 지난달 27∼28일 기준금리 결정 때부터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와중에 인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월가에서는 1월 FOMC 회의 이후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지명으로 금리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진 만큼 연준 내 의견 충돌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연준, 1월 FOMC 회의록 공개...“노동시장은 안정 조짐, 소비자물가는 다소 높아”
18일(현지 시간) 연준은 홈페이지에 1월 27∼28일 FOMC 회의 의사록을 공개하고 참가자들이 3.50∼3.75%로 금리를 동결할 때 참고한 경제 지표들을 소개했다. 연준에 따르면 회의 기간 위원들은 시장이 올해 0.25%포인트 정책 금리 인하가 1~2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를 참고했다. 연준이 참고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평균적으로 0.25%포인트 인하가 두 차례 있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민간에서는 올해에도 미국 기준금리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달러화의 평가절하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인플레이션 보상(채권 투자자들이 미래 물가 상승을 고려해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 수준)은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와 전망을 밑돈 관세 비용의 소비자 전가 효과,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내려갔다. FOMC 위원들은 환매조건부채권(레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국채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 시장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공유했다. 지난해 말 레포 금리가 눈에 띄게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그 압력은 약했다.
FOMC 위원들은 주식시장의 경우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최근 저조한 성과를 낸 점도 확인했다. 또 투자자들이 과대 평가된 주가와 대규모 자본지출(CAPEX)에 주목하는 점, 경기 민감 업종과 소형주가 좋은 성과를 거두는 점도 파악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 속도가 2024년보다 약간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실질 GDP는 3분기에 견고한 상승세를 보였다가 4분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1%포인트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질 민간 국내 최종 구매(PDFP)도 4분기에 둔화됐으나, 실질 GDP보다는 그 폭이 현저하지 않았다.
노동시장은 점진적인 냉각 이후 안정될 조짐을 보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봤다. 12월 실업률은 4.4%로 9월 수치에서 변동이 없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의 12개월 변화로 측정한 11월 총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은 2.8%로 2024년 11월의 2.6%보다 약간 높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8%로 1년 전 3.0%보다 하락했다.
12월 기준 CPI의 12개월 변동률은 2.7%, 근원 CPI 상승률은 2.6%였다. 이는 모두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낮은 수치였다. CPI를 바탕으로 연준 직원들은 12월 총 PCE 물가 상승률을 2.9%로,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3.0%로 추정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는 자동차, 알루미늄, 철강 관련 산업 분야에서 외국의 제조업에 계속 부담을 줬다고 봤다. 일부 신흥 아시아 경제국에서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첨단 기술 제품 수출이 급증했고, 중국에서는 미국 외 시장으로 수출이 활기를 띠었다.
“소비와 성장 견조하지만 불확실성 커...AI 빚 늘어도 빅테크 감당 가능”
연준은 연초 베네수엘라, 이란, 그린란드 등 잇따른 지정학적 위기로 경색됐던 금융시장이 위험 선호도를 빠르게 회복했다고 봤다. 특히 단기 자금 조달 시장의 상황은 안정적이었는데, 지난해 12월 연준의 지급준비금 관리 구매(RMP) 도입과 재무부의 국채 상환이 시중 금리 상승 압력 완화에 기여했다고 짚었다. 12월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 조치가 화폐 시장 금리에 빠르게 반영됐고, 재무부 일반 계정(TGA) 잔액 감소에 따라 유동성이 추가로 유입됐다.
국내 신용 시장에서는 기업, 가계, 지방자치단체의 차입 비용이 2023년 최고치보다 훨씬 낮았다. 회사채, 차입 대출, 상업용 부동산 담보 증권(CMBS)의 수익률도 회의 기간 동안 다소 하락했다. 30년 만기 고정 금리 우량 주택담보대출과 신규 자동차 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로 내렸다. 회사채와 차입 대출의 12개월 평균 부도율은 11월과 12월 연달아 감소했다.
연준은 미국 금융의 취약성을 ‘주목할 만한(notable)’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데다 기술기업에 대한 이익 성장 기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도 여전히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은 AI 투자 자금 조달로 앞으로 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만, 기술기업 대다수가 이를 감당할 역량을 갖췄다고 봤다.
연준은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2028년까지 잠재 성장률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해 2028년에는 자연 실업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수입 가격 상승으로 12월보다 올 1월에 약간 더 높아졌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세 인상의 영향은 올해 중반부터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지정학적 위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OMC 위원들은 이 같은 경제 진단을 토대로 미국의 전체 인플레이션은 2022년 최고치에서 크게 완화됐으나, 장기 목표인 2%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주로 이 같은 높은 수치가 관세 인상의 영향에 따른 핵심 재화 가격의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위원들은 주택 서비스 가격 완화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와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또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달간 실업률은 안정적이었으나 일자리는 여전히 많이 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거의 모든 회의 참가자가 해고도 적지만 채용도 적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통화정책이 올해 노동시장을 개선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하방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경기에 덜 민감한 몇몇 분야에서만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늘면서 전체 노동시장이 취약해졌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FOMC 위원들은 소비 지출의 경우 가계자산의 증가로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고소득층의 소비는 강해지고 저소득층의 소비는 약화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은 전반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몇몇 참가자들이 금융 안정성을 염두에 두고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자금 조달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FOMC 여러 위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둬...뉴욕 증시, 상승분 곧장 반납
미국의 물가와 고용, 성장, 소비에 대한 불확실성 인식이 갈리면서 FOMC 위원들의 금리 경로 의견도 사뭇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연준에 따르면 1월 FOMC 회의에서는 ‘거의 모든 참가자’가 금리 동결을 지지한 반면, ‘몇몇 참가자’는 인하를 선호했다. 몇몇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와 당시만 해도 차기 의장 후보였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였다. 두 사람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보다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이 더 중요한 정책 문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여러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기대 수준에 맞춰 하락할 경우 기준금리를 추가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FOMC가 데이터를 신중히 평가할 때까지 금리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고, 이들 가운데 다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추가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여러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돌 경우 ‘금리 목표 범위 상향 조정’이 적절할 가능성을 반영해 앞으로의 금리 결정에 대한 “양방향적인 설명을 지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사실상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뿐 아니라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셈이다. 연준에 따르면 ‘대다수 참가자들’은 최근 몇 달간 고용 하방 위험은 완화됐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인식했다. 아울러 ‘여러 참가자’는 통화정책 완화가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곡해돼 물가 상승을 더 고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될 위험을 더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자신한 참가자들은 ‘일부’였다.
이는 지난달 28일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내놓은 발언과는 다소 결이 다른 내용이었다. 당시 파월 의장은 “다음번에도 금리 인상을 기본 전망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FOMC는 파월 의장, 필립 제퍼슨 부의장, 미셸 보먼 부의장(금융감독 담당), 마이클 바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리사 쿡 이사,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이사 7명에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12명을 합쳐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투표권은 연준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5명이 행사한다. 올해부터는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등 4명이 새 투표권자로 합류했다. 올해 8번의 FOMC 회의 가운데 다음 일정은 3월 17∼18일로 예정돼 있다.
연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혐오하는 금리 인상 언급까지 나오자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저가매수 유입으로 강세로 출발했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연준의 의사록 공개 이후 상승분을 상당 폭 내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8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4.0%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92.6%보다 1.4%포인트 더 올라간 수치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7.4%에서 6.0%로 하락했다.
멤버 바뀌었지만 케빈 워시 지명 전부터 또 분열...금리 불안 더 증폭
금융시장이 이번 FOMC 의사록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회의 당시는 워시 후보자 지명 전임에도 연준 내 통화정책 이견 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월가는 FOMC 회의의 금리 결정 결과를 이미 아는 상태에서 3주 뒤에 의사록을 확인하기에 이를 주가 변동의 요인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지난달 30일 워시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금리 정책에 대한 월가의 현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이다.
월가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던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임무를 받아들인 상황 자체를 금리 경로 불확실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월가는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6월 첫 FOMC 회의 때부터 금리를 내리려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인하폭이 백악관이 원하는 1%포인트 이상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시 후보자의 성향상 금리를 내리면서도 연준이 지난해 12월 종료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재개해 단기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워시 후보자의 복안을 두고 추측만 무성한 가운데 금리 인상 카드까지 고려하는 연준 인사가 적지 않다는 소식은 투자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정보일 수밖에 없다.
워시 후보자와 막판까지 차기 연준 의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8일 CNBC에서 관세 인상분의 약 90%가 미국 수입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뉴욕연은의 보고서를 노골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해싯 위원장은 “경제학 1학기 수업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분석에 기반한 매우 당파적인, 연준 역사상 최악의 논문”이라며 “이 논문과 관련된 사람들은 아마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싯 위원장은 “관세 부담을 누가 지는지 궁금하다면 공급·수요 곡선을 떠올려야 한다”며 “그들은 기본적으로 가격 변화만 보고, 수량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가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연은은 지난 12일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해 1~8월 관세 부담의 94%가 미국 수입업자의 몫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비중은 9~10월 92%로 낮아진 뒤 11월 86%로 더 떨어졌다. 메리 아미티 뉴욕연은 리서치·통계그룹 노동·생산성 국장은 “지난해 첫 8개월 동안 관세 부담의 94%를 미국 수입업자가 부담했다는 결과는 10% 관세가 외국 기업의 수출 가격을 단지 0.6%포인트 하락시켰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높은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부담 대부분을 계속해서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FOMC가 올해 새 투표권자들을 수혈하고도 첫 회의 때부터 의견 분열을 보인 점을 확인한 이상 당분간 시장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는 쉽게 커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워시 후보자의 방향성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 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 점 등은 위험자산 시장에 계속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연준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이 계속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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