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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없는 선거’ 바라는 국힘 후보들

마가연 정치부

입력 2026-02-19 18:12

지면 30면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국민의힘이라는 이름부터 접어둬야 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가 지방선거 승리 전략을 두고 한 말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사실상 ‘철저한 개인전’으로 보고 있다. 당의 홍보 효과가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결국 후보 개인의 경쟁력으로 버텨야만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당 대표 없는 선거’를 바라는 당원들의 목소리도 지역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에 2018년 지방선거 당시의 ‘홍준표 패싱’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 출마 후보들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사실상 거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지원 유세 참석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행사에서 장 대표 영상이 나오면 박수 소리가 끊긴다”며 “하물며 지원 유세를 달가워하겠느냐”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통상 당 대표의 지원 유세는 후보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설수록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은 당 대표가 얻어오는 민심보다 잃는 민심이 더 크다는 생각이 당원들 사이에 깔려 있다는 의미다.

당원들의 피로감은 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장 대표가 집안싸움에만 골몰하는 사이 당과 민심의 괴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설 연휴 기간 지상파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는 ‘더블스코어’가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을 시작으로 친한계 인사들을 둘러싼 ‘징계 내전’에만 매달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집토끼를 결속한 뒤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이지만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둔 시점까지도 외연 확장의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장 대표는 최근 ‘뺄셈 정치’라는 비판에 대해 “산술적으로 뺄셈·덧셈을 따지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국민의 마음을 더 많이 가져오면 덧셈 정치이고 더 멀어지면 뺄셈 정치”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당 대표가 빠져줘야 당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지도부는 더 늦기 전에 집안싸움을 멈추고 당과 민심의 괴리를 좁힐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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