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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불확실성 증대, 美와 우호적 협의”…기업들은 ‘불안’

대미통상현안 관계부처 회의 개최

“美 추가 조치 등 동향 면밀히 파악”

“기납부한 관세 환급 명확치 않아”

“대미 수츌여건 손상 없게 협의할 것”

주요 대기업, 트럼프 후속조치 예의주시

대미투자 약속 향방도 주목

수정 2026-02-21 20:39

입력 2026-02-21 17:10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 청와대가 “판결문에 따라 미국이 부과 중인 15%의 상호관세는 무효가 된다”고 해석했다. 청와대는 이번 판결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해 “미국과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향후 방침을 설명했다. 기업들은 이번 판결에 따라 오히려 대미 수출 여건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향후 파장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모습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위성락 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대미통상현안 관계부처 회의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긴급히 소집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의거한 상호관세 위법·무효 판결의 주요 내용과 영향을 점검했다.

강 대변인은 15% 상호관세 무효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후속 발표한 만큼 미국의 추가 조치와 주요 국가들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문에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은 기납부한 상호관세 환급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경제단체, 협회 등과 긴밀히 협업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공청회 등 입법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미국 사법부의 판결로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는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균형과 대미 수출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관계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회의를 주재한 위·김 실장 외에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 주요 참모들도 자리했다.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은 이번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법적 근거를 잃게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 글로벌 관세 부과 조치에 착수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상호관세보다는 품목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향후 품목관세 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관세 판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은 상호관세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판결에 따른 즉각적인 상황 변화는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10% 글로벌 관세 부과 카드를 들고 나오며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효자품목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아직 품목관세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10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통제, 대미(對美)투자 요구 등으로 압박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지난해 한미 협상 결과 25%에서 15%로 관세율이 낮아졌고, 품목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한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번 판결이 지난해 한미 협상의 결과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작년 관세협상 결과로 주요 조선사들이 미국 투자 및 사업 계획을 확정했는데 이번 판결로 협상 결과가 뒤바뀐다면 계획을 새로 짜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율 하향을 대가로 우리 정부가 이미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규모 대미투자 약속의 법적 근거가 희미졌다는 논리다. 다만 미국이 품목별 고율 관세 등 대체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여전한 변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재무부가 배포한 ‘댈러스 경제클럽’ 연설문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다른 법적 권한을 시행할 것”이라며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122조 권한 사용과 더불어 232조 및 301조 관세를 잠재적으로 강화할 경우 2026년 관세 수입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이날 미 관세 판결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대미 수출 여건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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