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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AI·자율차 반도체, 과열·전자파 걱정 없죠”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 인터뷰

삼성전자 패키징 엔지니어 출신

방열·차폐소재 기술 세계적 자부

코로나·벤처 훼손 데스밸리 넘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年 60~80%↑

올 매출 100억, 내년 270억 전망

수정 2026-02-23 10:58

입력 2026-02-23 07:30

지면 27면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창업한 배경과 세계적 반도체 방열·전자파 차폐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엔트리움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창업한 배경과 세계적 반도체 방열·전자파 차폐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엔트리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등 반도체가 고도화·세분화되고 자율주행차 등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의 방열(放熱) 및 전자파 차폐 소재 기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나노 잉크·페이스트·기능성 필름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방열 소재와 전자파 차폐 소재에 있어 차별화된 기술을 완성해 국내외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재료공학부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삼성전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2013년 창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국내외 소재 기업들을 평가할 때 해외 기업과는 물성 개선 샘플을 주고받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국내 기업과는 원하는 성능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결국 납기 준수를 위해 기존 소재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많아 ‘직접 소재 기업을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12년 경기도 광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전직해 예비 창업가로서 소양을 넓히다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주했고 이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에 최초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익혔던 반도체 후공정 관련 소재 개발에 주력하며 일찌감치 성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며 “이후 스프레이 타입의 반도체 차폐 소재를 양산 승인 받으면서 2017년 SK하이닉스로부터 소재사로는 처음으로 기술 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술회했다.

당시 캡스톤파트너스·산업은행·기업은행·대경, SJ 등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R&D) 고도화를 꾀했고 현재 6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 개념을 가졌던 반도체 방열·차폐 기술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도 이 때 이룰 수 있었다. 특히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가 이뤄질 당시에는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로 국내외 반도체 협업 프로젝트들의 중단과 지연 사태가 잇따르면서 데스밸리에 처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훼손과 R&D 자금 축소라는 환경 변화까지 겹쳐 애로가 가중됐다. 다행히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와 해외 대형 상장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당시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반도체·오토모티브용 신소재 사업에 집중해 매년 60~8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올해는 작년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00억 원, 내년에는 27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연내 기술성 평가를 거쳐 내년 중 오랜 꿈인 코스닥 상장 목표를 달성한다는 포부다. 현재 국내외 반도체 차폐 소재 기술에서 1위권이라고 판단하는데다 방열 소재도 독일·일본·미국 소재사에 비해 성능과 가성비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엔트리움은 AI 시대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발열 문제가 있는 D램·플래시메모리·그래픽메모리 등에 대한 맞춤형 방열 및 차폐 소재를 완성해 고객사들과 깊숙이 협의하고 있다. AI 가속기용 반도체 등의 초고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나노 잉크 적용 및 고열전도 금속 방열 소재를 개발 중이다. 현재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용 러버 소켓의 핵심 소재인 도전성 입자와 배터리 열폭주 방지 필름을 캐시카우로 만든 데 이어 반도체 방열, 차폐 소재 분야에서도 샘플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차에 2000~30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되는데 전자파 차폐가 안 돼 오작동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현재는 대기업에서 벤처기업 소재를 처음 채택할 때 부담감을 가지나 상장이 이뤄지면 심리적 허들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회사 로고 앞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 /엔트리움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회사 로고 앞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 /엔트리움

정 대표는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정책에 대해서도 보다 실용주의적 접근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창업 기업이 7년 이상 경과하면 더 이상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정책자금이나 정부 지원 과제 확보가 어려워지는데 ‘옥석 가리기’를 통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뒷받침하는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 그는 “반도체 소·부·장 벤처·스타트업은 타 업종에 비해 투자도 많고 성과 회수 기간도 길다”며 “초기 몇 년간은 대기업들이 아예 상대를 안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일본의 반도체 전성기 때 현지 소부장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탄탄한 기술력을 갖췄던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대표는 “2~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필두로 AI 강국으로 급부상 중이고 새 정부의 지원책들도 마련돼 도약의 기회가 왔다. 엔트리움도 내년 상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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