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90조 투자 약속한 대만에 ‘반도체 도둑’ 맹비난
관세 무효화 판결 직후 기자회견 열고
“대만이 美 기업들 성장 막았다” 비난
미국에 공장 설립, 관세 피하기 위한 꼼수
반도체·가격 등에 규제 더욱 강화 전망
입력 2026-02-23 11:1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무효화 판결 직후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는 대만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직후여서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판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이 반도체 분야에 진출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쳤다”며 “대만 기업들이 애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수차례 같은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올 초 대만이 관세율을 20%에서 15%로 인하받는 조건으로 5000억 달러(한화 약 6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양국 관계는 호전되는 듯했다. 하지만 관세 무효화 판결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대만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대만 타이중시 정치인 저우융훙은 TV에 출연해 “이번 관세 판결이 중국을 매우 기쁘게 할 수 있다”며 “미국과 관세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대만에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텔을 포함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나 대만이 이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또 아울러 대만 기업들이 애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 각지에 공장을 짓는 것도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거듭 비판했다.
TS파이낸셜홀딩스 리정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판결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 속에서 대만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12월 대만의 대미 반도체 수출은 약 247억 달러(34조 원)로 중국(211억 달러·29조 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수단 활용이 제한되면 통상법 301조 등 강경 수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협상 여지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경제 안보 체제 구축’을 추진하면서 반도체·AI 하드웨어·노동 조건·가격 등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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