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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수익률’ 국민연금이 못 미더운 청년들

김병준 마켓시그널부 기자

입력 2026-02-23 18:14

지면 34면
김병준 마켓시그널부 기자
김병준 마켓시그널부 기자

“내 돈을 왜 맡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청년 세대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1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4년 15%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수익률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8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문제는 기금 운용 성과가 청년 세대의 불안과 불신을 잠재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25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을 ‘신뢰한다’고 답한 20대는 30.8%, 30대는 25.3%에 그쳤다. 30대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7%로 집계됐다. 전 연령대 중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가장 깊었다.

역피라미드 인구구조로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민연금이라는 제도는 인구의 증가를 기본 전제로 한다. 제도가 처음 시작된 1980년대에 인구 감소는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40여 년이 흐른 현재 전제가 성립하지 않게 됐다. 가장 긴 시간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청년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속 가능함에 대한 청년들의 의구심도 작지 않다. 지난해 성과는 평가이익에서 비롯됐다. 언젠가 사들인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한계치를 넘어 주식을 매수했다. 수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국민연금이 종착지가 아니라 경유지가 됐다는 점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큰 성과를 내던 운용역들이 국민연금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금융권으로 이직하는 일은 빈번하다. 운용역들의 이탈에 돈을 맡긴 청년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직업 선택의 자유라지만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최종 목표보다 등용문이 된 것은 아이러니다.

국민연금이 단박에 청년들의 불신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꾸준한 운용 성과를 보여준다면 이들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우수 인력 유치,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으로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한 기금 운용 성과를 내 청년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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