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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오젬픽 반 값…‘가격 전쟁’ 본격화

내년 1월 1일부터 50%·34%씩 가격 인하

GLP-1 수요 급증하지만…비싼 값이 발목

실패한 임상에 주가도 23%↓…1위도 뺏겨

입력 2026-02-25 15:14

서울 한 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한 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가 내년부터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미국 내 정가를 최대 50% 인하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와 오젬픽의 정가를 월 675달러(97만 원)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대비 각각 50%, 34%를 할인한 금액이다. 알약 형태인 리벨서스 등 경구제에도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며, 가격 조정 시점은 내년 1월 1일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일라이 릴리에게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는 시도다. 그동안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판매, 트럼프 행정부와 약가 합의 등으로 가격 경쟁을 벌여 왔다.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GLP-1’ 시장의 수요를 저렴한 가격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이었다.

현재 수백만 명이 GLP-1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 탓에 보험 미적용 환자나 본인 부담금이 큰 환자들은 접근이 어려웠다. TD코웬에 따르면 비만·당뇨 치료용 GLP-1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720억 달러(103조 원)이며, 2030년에는 1390억 달러(2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는 잇단 경영 실책으로 전임 최고경영자(CEO)가 퇴진하고, 이사회가 개편되는 등 감원까지 단행한 상태다. 올해 매출 전망이 하향된 데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임상시험까지 실패하며 타격을 받았고, 주가도 하락세다. 전날 노보 노디스크는 차세대 비만 신약 ‘카그리세마’의 임상 결과가 마운자로보다 나은 감량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주가는 하루 만에 16% 이상 하락하며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누적 하락률도 23%에 달한다. 반면 일라이 릴리 주가는 같은 기간 5%가량 상승했다.

GLP-1 시장은 제약보다 소비재에 가깝다는 것이 노보 노디스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약제급여관리(PBM) 업체 나비투스 헬스솔루션즈가 GLP-1 복용 경험이 있는 미국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약 70%가 비용 부담이 치료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여기에 힘스 앤드 허스 등도 저렴한 조제용 복제약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자 노보 노디스크가 정가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편 이번 정가 인하는 연방 노인 건강보험 메디케어의 약가 협상 결과가 적용되는 시점과 맞물린다. 메디케어 협상을 통해 확정된 오젬픽과 위고비의 가격은 월 274달러(39만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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