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계열사 합병·비상장화 시 주주 권익 보호해야…1차 상법개정 가이드라인 나왔다

법무부,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마련

특별위원회·외부전문가·정보공개 등

충실의무 이행 세 가지 방법으로 제시

입력 2026-02-25 17:51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 판정의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 판정의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법무부가 ‘1차 상법 개정’ 후속 조치로 이사의 주주 보호 책임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1차 상법개정의 구체적인 행위 지침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청을 반영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TF)의 논의결과와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이사의 핵심 의무를 ‘전체 주주 이익 보호’와 ‘전체 주주에 대한 공평 대우’라는 두 축으로 정의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절차와 이해충돌 거래 유형별 기준을 제시했다.

우선 이사의 충실의무를 단순한 회사 보호 차원이 아니라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 보호’로 명확히 규정했다. 이사는 특정 주주나 경영진이 아닌, 모든 주주의 공동 이익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일부 주주의 권익을 다른 주주보다 불리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소수주주 보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해충돌이 빈번한 대표 사례인 계열사 합병과 상장사를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폐쇄기업화 거래 등을 둘러싼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 방안도 담겼다.

계열사 합병은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구조 재편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영역이다. 가이드라인은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위원회 자문과 복수의 외부 자문기관 활용을 의무적 절차로 제시했다. 이사회 의견서에는 단순 찬반이 아니라 △합병 비율 산정 근거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 △검토한 대안 △소수주주 보호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고 봤다.

지배주주가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를 비상장화하는 경우에는 이사회가 단순 중립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되며 공개매수 가격과 조건의 공정성에 대해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금까지는 이사회가 판단을 유보하거나 주주의 자율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충실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절차도 제시했다. 우선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거래의 경우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설치를 권고했다. 특별위원회는 거래의 필요성과 조건의 공정성을 검증하고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법무·재무·세무 등 분야별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검토를 의무적으로 병행하도록 하는 안도 담겼다. 단일 자문기관이 아닌 복수 기관을 활용해 거래 조건의 적정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고 이사회가 이를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주에 대한 정보 제공도 강화할 것도 권고했다. 이해상충 사안에 대한 이사의 의사결정 배경과 검토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법규범이 아니므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사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이사의 주주보호 노력 및 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