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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무브’ 성공하려면

우영탁 건설부동산부 기자

입력 2026-02-25 19:00

지면 34면

요즘 어디를 가나 주식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4000과 5000을 넘어 단숨에 6000을 돌파하자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 미국 증시와 코인에서 돈을 빼 국장으로 돌아오는 서학개미도 늘었다. 최근 모임에서 만난 지인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동네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데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팔아 반도체주를 사야 하나”라고 말했다.

증시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국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5월 자본시장 개혁을 공약하며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고 취임 후에도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임기 내 코스피 5000 달성 공약을 취임 7개월 만에 이뤄냈다. 코스피가 25일 6000을 돌파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자본시장 정책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이제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쏠린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이어 농지까지 거론하며 연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가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에 지나치게 쏠린 자산을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이 아파트 팔아서 국장에 투자한다면 자신도 집 사는 것을 미루고 주식 투자에 나서겠다”고 말하는 지인도 있다. 아직은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이 부동산 시장에 비해 부족하지만 정부와 정치인이 솔선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머니무브에 동참하겠다는 얘기다.

증시로 향하는 자금은 언제라도 다시 부동산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주식으로 번 돈으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주택을 구입하려는 심리는 여전히 강하고 이를 비난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강조하듯 자본이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되고 그 과실을 온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려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과 관련한 세제 개편을 비롯해 정책·제도를 보다 정교하게 짜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제도를 설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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