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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불법 정치자금 후원 논란…대법 “경영진 배상책임 다시 판단해야”

입력 2026-03-02 09:00

황창규 전 KT 회장. 연합뉴스
황창규 전 KT 회장. 연합뉴스

대법원이 황창규 전 KT(030200) 회장 등 전직 임원들의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과 관련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다시 따져보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2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5일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 등 전·현직 임원 1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고 밝혔다.

KT 대외협력(CR) 부문 임직원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11억5114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이 중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1억2100만원을 국회의원 81명에게,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3억1490만원을 국회의원 83명에게 후원금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황 전 회장에 대해 정치자금 송금과 관련한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구현모 전 사장에 대해서는 불법 정치자금 송금에 관여한 기간 동안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는 인정했지만, 해당 금액이 반환돼 회사 손해가 전보됐다는 이유로 배상 책임은 부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회사 자금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행위는 그 자체로 위임계약상 임무 해태이자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황 전 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비자금 조성 시점부터 종료 시점까지, 구 전 사장은 이사로 선임된 이후부터 비자금 조성이 끝날 때까지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구 전 대표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024년 6월 유죄가 확정된 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2년 2월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350만 달러(약 46억원)의 과징금과 280만 달러(약 37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점 등을 언급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재가 경영진의 의무 위반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주주들이 함께 문제 삼은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매각, 미르재단 출연, 아현국사 화재 등 3건에 대해서는 원심의 기각 판단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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