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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사법 신뢰도 낮지않아…법관 악마화 지양해야”

■조희대, 사법3법 재논의 요청

“국민에 도움되는지 심사숙고 필요”

후임 대법관 청와대와 계속 협의중

떠나는 노태악도 “정치 사법화” 비판

수정 2026-03-03 23:31

입력 2026-03-03 17:36

지면 25면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 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을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국민들께서 심사숙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3일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서 사법 개혁 3법 통과에 대한 향후 대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회의 입법 활동은 전적으로 존중하고 사법부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개혁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 개혁의 근거로 제시된 ‘사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여러 나라, 심지어 국제기구에서도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하고 교류·협력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며 “사법부 신뢰도가 낮다고 하지만 한국갤럽 등의 신뢰도 조사 결과 미국의 경우 법원 신뢰도가 35%인 반면 우리나라는 47%”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우리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신뢰를 얻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지만 국민 신뢰는 국민의 기대 수준이 반영되는 만큼 객관적 지표를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퇴임식을 연 노태악 대법관도 사법부 판단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흐름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노 대법관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부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노 대법관은 사법권 독립이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사법권 독립에 대해서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보장해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법관은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사법권의 독립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노 대법관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대법관 후보 4인을 추천했지만 40일 넘게 제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위는 1월 21일 노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김민기(26기) 서울고법 고법판사(추천 당시 수원고법 고법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협의 중인 상황이어서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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