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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15만원의 힘…농어촌 인구 반등 물꼬텄다

■농어촌 기본소득 본격 시행

연천군 1626명↑…소멸 위기 넘겨

옥천·남해군도 증가 효과 톡톡

위장 전입 등 제도 악용 잇따라

인근서 유입, 풍선효과 우려도

“지급기준 강화 등 보완책 시급”

수정 2026-03-03 23:44

입력 2026-03-03 17:43

지면 23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국 10개 인구 소멸 위기 농어촌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난달 27일 처음 지급되면서, 선정 지자체마다 인구 반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위장전입과 풍선효과 등 부작용도 드러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 소득·자산과 상관없이 1인당 월 15만 원을 지역화폐로 2년간 지급하는 정부 정책이다.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침체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대상지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곡성·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10곳이다. 거주하는 읍·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에는 5만 원의 사용 한도를 둬 소비 쏠림을 막도록 했다.

인구 유입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연천군 인구는 시범지역 선정 직전인 지난해 10월 4만 997명에서 올 2월 4만 2494명으로 1497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입 3324명, 전출 1698명으로 순유입 인구만 1626명에 달해 인구 4만 명 붕괴 위기에서 한숨을 돌렸다. 옥천군도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에 인구 5만 명을 다시 넘겼으며, 기본소득 지급 계획 발표 두 달 만에 1591명이 늘었다. 남해군은 2024년 4만 명 아래로 떨어졌던 인구가 1년 만에 4만 770명으로 회복되는 등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 교육·체육 인프라, 귀농·귀촌 정책과 맞물려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제도 악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광주광역시 소재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주민등록을 영양군으로 전입시킨 사례가 적발되는 등 위장전입 정황이 포착됐다. 농막이나 컨테이너 등 가설 건축물로 주소를 옮긴 경우도 확인됐다. 신안군에서는 실제로는 목포에 살면서 부모가 사는 신안 주택으로 주소지만 옮기는 사례도 나왔다.

풍선효과 우려도 적지 않다. 청양군이 시범지역 선정 이후 두 달간 전입자를 전수 분석한 결과, 공주·홍성·예산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인구가 40%에 달했다. 청양군은 2017년 이후 이어진 인구 감소세가 9년 만에 반등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기본소득 효과가 이미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연천군 전입자 상당수도 포천·동두천 등 인근 인구 감소 지역에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특정 지역의 인구 증가가 주변 지역의 인구 유출을 동반하는 구조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제도 설계·운영 전반에 걸친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장전입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이상 실거주를 해야만 수급 자격을 부여하거나, 학교·직장 소재지와 실제 생활 권역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부정 수급이 적발될 경우 환수 조치와 함께 재참여 제한 등 실효성 있는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실질적인 정주 여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장전입 방지, 실거주 확인 강화 같은 제도 개선과 함께 일자리·주거·교육·돌봄 등 생활 인프라를 패키지로 구축해 ‘살 만한 지역’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지역 소멸 위기 지역에 농어촌 기본소득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지급 기간 동안 주거·일자리·교통·공동체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 지역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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