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받아 대마 재배…마약합수본 출범 100일간 56명 구속
124명 입건·19만명 투약분 압수
공무원이 유통책 가담한 사건도
입력 2026-03-04 11:13
마약 범죄의 수사를 전담하는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김봉현 본부장)가 출범 100일 동안 마약 밀수·유통 조직을 적발해 관련 사범 124명을 입건했다. 정부의 농업지원금을 받아 대마를 키우거나 공무원이 마약 전달책 역할을 한 경우도 포착됐다.
4일 마약합수본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출범 이후 마약 밀수·재배사범 29명 입건·20명 구속, 마약 판매사범 23명 입건·12명 구속, 마약 유통사범 27명 입건·10명 구속 등 총 124명을 입건하고 56명을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 5.4㎏, 케타민 6.1㎏, 엑스터시 2557정(19만명 투약분) 등을 압수했다.
합수본은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8개 기관 합동 수사를 통해 해외에서의 마약 유입을 차단하고 국내 제조와 유통망을 차단했다. 전국의 사건 정보를 교차분석해 수취지가 전국으로 퍼져있는 동일 조직의 범행을 선별한 후 검·경의 동시·집중 수사를 진행해 베트남 밀수조직 등 3개 조직에서 15명을 구속했다.
정부의 농업지원금을 받아 대마를 재배한 사례도 있었다. A씨 등 2명은 다크웹 판매상으로부터 대마 재배와 유통을 지시받고,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비닐하우스 밑 지하벙커에서 대마 134주를 재배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농업을 빙자해 정부로부터 스마트팜 창업 지원금과 전기세 할인 등을 지원받고 이를 활용해 지하벙커 내 스마트 농업기기를 설치하고 대마를 재배하고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 7급 공무원이 돈을 벌려고 마약 범죄에 가담한 사건도 적발됐다. 수도권 시청 공무원인 B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일명 ‘마약 드라퍼’(판매 마약을 특정 장소에 두고 오는 마약 운반책)를 맡았다.
구치소 내에서 신종 마약인 LSD가 유통된 사건도 적발 대상에 포함됐다. LSD는 우표 형태의 얇은 종이로 제조돼 혀로 녹여 흡수하는 신종 마약으로 필로폰과 달리 투약 흔적이 남지 않아 국제 우편 등을 통해 빠르게 유통되고 있다. 마약 합수본은 우편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밀수·유통책 1명과 이를 전달받은 재소자 3명을 적발했다. 적발된 재소자 한 명은 연합동아리 ‘깐부’ 마약사건의 주범 C씨로 드러났다.
수사기간 동안 20대와 30대 마약사범은 증가했다. 마약합수본이 밝힌 단속 현황에 따르면 입건된 마약사범 중 20대 비중은 33%, 30대 비중은 42.7%를 기록했다. 2030세대를 합치면 비중이 75%에 달한다.
마약합수본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마약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만큼 국내·외 유관기관(외교부·국정원·DEA 등)과 지속적인 공조 수사로 해외 발송책 수사에 주력해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해외 도피 마약사범을 송환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마약합수본은 “최근 마약범죄가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변화하고 익명의 점조직 형태로 마약을 유통해 온라인에 익숙한 10∼30대로 마약 범죄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여서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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