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중동 리스크 확산에 환율·대출 긴급 점검
우리, 외화 유동성 관리체제로
하나도 실시간 모니터링 전환
KB는 환헤지 적극적으로 실시
신한, 중동지역 거래 상황 체크
JP모건도 국내 금융사와 회동
수정 2026-03-04 23:33
입력 2026-03-04 17:49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파장이 확산하면서 4대 금융지주가 환율·금리·유가 등 시장 지표를 긴급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이 일시에 1500원까지 급등하면서 시장 불안이 고조되자 시장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현안 점검 회의를 열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고 4일 밝혔다. 회의에는 지주사 전체 임원과 은행·보험·카드·캐피털·증권·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환율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만큼 외환시장 변동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은행 부문은 외화 유동성 상황을 면밀하게 재점검하고 당분간 일별 관리 체제로 전환해 대응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이날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을 돌파해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비롯해 자금 담당 임원들이 참여하는 대응 채널을 만들고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KB금융그룹도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면서 그룹 차원의 외환 포지션 노출 관리에 나섰다. 투자 손익을 제외한 외화 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 헤지를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중동 지역 사업과 거래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 등 해외 투자자들과의 회동에서도 국내 금융시장 상황이 주요 화두로 올랐다. JP모건은 해외 투자자들과 함께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 회장을 차례로 만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현황과 국내 금융·경제 상황 등을 논의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은 이번 이란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4대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중동 사태에도 자본·자산 건전성 노력을 지속할 뿐만 아니라 주주 환원 확대 의지에 변함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금융그룹은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통화 관련 파생상품 잔액을 줄이고 외화 자산 대비 외화 부채 규모를 축소하는 등 사전 대응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선도·선물·스와프 등 통화 관련 파생상품 합산 잔액은 2024년 말 915조 5411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861조 8561억 원으로 5.9% 줄었다.
이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환율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말 이사회에서 “환율 수준이 심상치 않은 만큼 해외 자산 가운데 위험 자본에 대한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윤인섭 이사도 지난해 회의 중 “보수적 관점에서 환율을 예측해야 한다”며 “재무 계획상 환율 전망과 실제 환율 괴리로 보통주 자본 비율 관리 목적의 영업 활동이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할 경우 국내 기업의 이익이 급감하고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금융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 파생상품 노출을 줄인 결과 원·달러 환율에 따른 자본 비율 영향을 절반으로 줄였다”며 “해외 지점 역할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빠르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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