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협연 앞둔 래퍼 창모 “베토벤 묘지서 영감받은 곡 초연”
■ 5월 9~10일 ‘창모: 더 엠퍼러’
가정형편 탓 클래식피아노 포기
“세종문화회관에 ‘샤라웃’ 하고싶다”
안호상 사장 “관객에 새로운 경험 제공”
수정 2026-03-04 18:27
입력 2026-03-04 18:21
“피아노 협주곡처럼 래퍼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무대입니다.”
어릴 적 클래식 피아노 전공을 꿈꿨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소년이 래퍼로 성공해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에 선다. 래퍼 창모가 오는 5월 9~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는 콘서트 ‘창모: 더 엠퍼러’는 그의 음악적 성장 서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이다.
창모는 4일 세종예술아카데미 서클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어릴 적 꿈꾸던 무대에 서게 되어 감사하다”며 “관객들의 돈과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도록 하기 위해 큰 부담감을 안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생인 창모는 한국 힙합 씬에서 ‘마에스트로’, ‘METEOR’ 등을 히트시킨 대표적인 힙합 가수다.
대중음악 가수들이 종종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 적은 있지만 힙합 뮤지션의 공연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세종문화회관의 중요한 역할이자 책임”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K팝이 대세인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사는 적나라하지만 선율은 아름다운 힙합을 하는 창모의 음악을 접하고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모는 “지난해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업계 표현으로 세종문화회관에 ‘샤라웃(shout-out)’을 날려드리고 싶다”고 웃었다. 샤라웃은 힙합 문화에서 존중과 감사를 표현하는 인사말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영웅’ 을 비롯해 자신의 히트곡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선보인다. 또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총 4개의 파트로 구성해 공연 속에 풀어낼 예정이다.
그는 “공연 제안을 받은 뒤 올해 초 태어나서 처음으로 ‘클래식 선배님들’의 기운을 받기 위해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며 “베토벤 묘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을 이번 공연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이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클래식 작곡가나 힙합 음악가나 같다고 생각한다”며 “클래식과 힙합은 멀어 보이지만 본질은 같은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장 특성을 고려해 일부 비속어는 자체적으로 묵음 처리할 계획이다. 관람 가능 연령은 12세 이상으로 제한된다.
한편 안 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예술의전당에서 근무하던 시절인 1999년 조용필 콘서트를 처음 기획할 때는 사표를 써놓고 일을 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사회가 더 열려 있고 세종문화회관 역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지드래곤을 꼽았다. 그는 “특히 지드래곤과는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형식을 결합한 무대를 기획해보고 싶다”고 했다.
남양주 덕소 출신인 창모는 남양주 와부읍이 주소지인 관객에게는 티켓 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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