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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도 7년 6개월간 6.2조원 담합…또 1조원대 과징금 예고

◆공정위, 제조·판매사 4곳에 심사보고서 발송

4개社 국내 B2B시장 90% 점유

조직적 공조로 가격 ‘좌지우지’

담합 인정되면 최대 1.2조 철퇴

사료용 부산물 담합도 추가 조사

수정 2026-03-06 23:37

입력 2026-03-06 12:00

지면 8면
2월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밀가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밀가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이 7년 넘게 가공식품·제조업에 두루 쓰이는 전분당 판매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적발됐다. 경쟁 당국이 산출한 담합 규모는 앞서 적발된 밀가루 담합 사건보다 큰 6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담합 기업들이 받게 될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 2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대상(001680)·사조CPK·삼양사(145990)·CJ제일제당(097950) 등 4개 전분당 제조 및 판매 업체들에 전분당 담합 사건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문서로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는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분쇄해 생산된 전분과 전분에 물을 넣어 분해한 물엿·포도당·액상과당 등 당류를 가리키는 원재료다. 식품 산업에서는 라면·제과·음료·빵·아이스크림 등에 두루 쓰이고 제조업에서는 접착·코팅·결합 등 용도로 활용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 업체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 6개월에 걸쳐 반복적·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 가격을 모의해 결정했다. 전분당의 99%는 기업간거래(B2B)로 판매되는데 4개 업체의 국내 B2B 판매 시장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사실상 4개 업체들이 국내 전분당 가격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전분당 가격 담합이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에 대해 “전분당을 기본 원료로 쓰는 과자 등의 경우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합 사실이 최종 인정될 경우 4개 업체에 부과될 과징금은 단일 사건 기준 역대 최고 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분당 담합을 통해 4개 업체가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 매출액이 6조 2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달 말 산정한 밀가루 담합 관련 매출액(5조 8000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4개 업체의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 2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에 담합 관련 매출액의 15% 수준인 4083억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한 바 있다.

유 관리관은 “설탕 담합 사건 조사 과정에서 전분당 관련 합의 혐의를 포착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끈질기고 집요한 추적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번 담합 행위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 조치, 과징금 부과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사보고서를 송부받은 4개 업체들은 8주 이내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 자료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심의 과정에서 최근 전분당 제조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결정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가 담합 조사에 나서자 대상은 지난달 올리고당·물엿 등 소비자용 제품 가격을 5%, B2B용 제품 가격을 3~5% 낮춘 바 있다. CJ제일제당·사조CPK도 소비자용 및 B2B 제품 가격을 일제히 3~5% 낮췄다.

유 관리관은 “피심의 업체들의 가격 인하에 대해 인하 폭이 적정한지 등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며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4개 업체들이 일부 실수요처에 대해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 사료용으로 쓰이는 전분당 부산물 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사안도 조속히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생에 부담을 유발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와 엄중한 제재, 신속한 가격 정상화가 이뤄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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