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블랙웰 사려면 美에 투자하라”

■ AI칩 수출제한 전세계 확대 추진

20만개 사려면 AIDC 투자 필요

1000개 미만도 정부 허가 받아야

韓, 26만 장 공급계획 차질 우려

수정 2026-03-06 23:35

입력 2026-03-06 17:34

지면 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투자를 조건으로 반도체를 내주는 수출 허가제를 추진한다. 상호관세 위헌 판결로 대미 투자 압박 수단이 줄어들자 엔비디아 등의 인공지능(AI) 칩을 무기로 각국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이다. 당장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26만 장을 들여오기로 한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반도체 수출 허가제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존에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적대적 국가에 적용하던 수출제한을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내부 문건 초안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0만 개 이상의 칩 수출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10만 개의 칩을 구매하려는 외국 업체는 정부가 보증을 제공해야 하고 칩 20만 개를 필요로 할 경우 미국 수출 담당자가 현지에 파견될 수 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칩을 수출하기로 하면서 미국 투자를 합의한 전례가 있다.

1000개 미만으로 칩을 소규모 수입할 때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예외 조건을 충족하려면 엔비디아·AMD 등 수출 업체가 전 과정을 감독하고 수입 업체는 칩 클러스터(개별 칩들을 고성능 네트워크에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를 막는 소프트웨어 사용에 동의해야 한다.

이번 방안이 확정되면 그동안 수입에 큰 제약이 없던 한국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방한할 당시 한국에 블랙웰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새 규제로 대미 투자 부담을 떠안고 공급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진보연구소(IFP)’의 사이프 칸은 로이터에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목적보다는 동맹국과의 협상 카드로 이 정책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