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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배송 늦추면 7% 할인’…美 e커머스의 비용전략

페덱스·UPS, 매년 물류 비용 인상에

빠른 배송에서 싸고 저렴한 배송으로

속도 늦추자 반품률 감소…충성고객 유입

수정 2026-03-08 15:12

입력 2026-03-08 13:31

아마존 서니베일 캠퍼스. 김창영 특파원
아마존 서니베일 캠퍼스. 김창영 특파원

‘배송이 늦으면 7% 할인’.

‘당일 배송’의 선구자 아마존이 내놓은 새 옵션이다. 빠른 배송을 앞세웠던 e커머스 업체들이 ‘느리지만 저렴한’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배송일을 늦추면 고객들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의류 브랜드 갭도 최대 9영업일이 소요되는 ‘급하지 않은 배송’을 포함해 최대 5가지 배송 옵션을 제공한다. 골프용품 업체 버디볼골프는 최대 2주가 걸리는 이코노미 배송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느리지만 저렴한 배송 전략’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배송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UPS와 페덱스는 2020년 이후 기본 요금을 매년 4.9~6.9%씩 올렸다. 유류할증료, 주소 정정 수수료, 주거지 배송 추가 요금 등 부대 비용도 인상했다. 택배 크기 규정을 강화해 치수를 반올림해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도 적용했다. 이들의 최저가 서비스는 소포 1건 당 12달러부터다.

아울러 물류사들은 저가 e커머스 배송 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브리 캐리어 페덱스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지난달 투자자 설명회에서 “티셔츠 배송에 페덱스는 적합하지 않다”며 “349~499달러짜리 스마트링 같은 고가 상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소포 1건 당 5.09달러부터 시작하는 미국 우체국(USPS)이나 지쓰 등 신생 배송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인식도 바뀌었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쇼핑 우선순위의 1위는 배송 비용이었다. 배송 속도는 5위로 밀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배송 속도가 1위, 비용이 2위였다. 응답자의 95% 이상이 비용을 지불하는 빠른 배송보다 4~7일 소요되는 무료 표준 배송을 선호했다.

이같은 변화에는 중국 e커머스 업체 쉬인과 테무의 영향이 컸다. e커머스 물류 플랫폼 시포의 로라 베렌스 우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마존의 무료 이틀 배송을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목표였다”며 “지금은 ‘가장 저렴한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송 기간이 길어지자 반품률도 줄었다. 모피코트 판매업체 카시아니는 배송 기간을 늘린 뒤 반품률이 20~30% 감소했다. 아렉스 만치아리스 카시아니 운영책임자는 “배송 속도를 늦췄더니 구매 의지가 높은 고객이 유입됐다”며 “빠른 배송에 익숙해 쉽게 반품하는 고객보다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물류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배송 전략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플렉스포트의 다비 미건 제너럴매니저는 “Z세대 소비자는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를 이유로 느린 배송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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