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쟁부 깐부된 공장..“방산 핵심 안티모니 하루 10톤 생산”
■‘고려아연 심장’ 온산제련소 가보니
안티모니 中 독점 깨 수출 확대
국내 유일 인듐 제조라인 갖춰
금속 10여종 연산 110만톤 체제
온산제련소, 스마트팩토리 추진
클라크스빌 제련소 신설도 가속
수정 2026-03-08 19:13
입력 2026-03-08 15:09
6일 울산역에서 차로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고려아연(010130) 온산제련소. 총부지면적은 약 141만 ㎡(43만 평)로 상암월드컵경기장의 18배에 달한다. 고려아연의 심장이자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려 러브콜을 보낸 이곳에서는 아연·연·동 등 기초 금속부터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 등 방산 핵심 소재까지 10여 종의 금속이 연간 100만 톤 이상 생산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국내 유일의 인듐 공정 라인. 전날 만들어진 순도 99.999%, 5㎏ 무게의 인듐 바 40개가 진공포장 상태로 쌓여 있었다. 인듐 바 1개가 500만 원 상당으로 반도체 기판, 태양광 패널 등에 없어서는 안 되는 원료다. 생산품의 90%는 미국과 일본·대만 등에 수출된다고 한다.
전종빈 고려아연 전자소재팀 책임은 “인듐은 생산량 자체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며 “폐태양광 패널 등에서 손실 없이 생산 가능한 것이 고려아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쓰레기를 첨단산업의 소재로 탈바꿈시키는 ‘현대판 연금술’인 셈이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동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해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재처리해 농축률을 높이면서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생산 품질과 재활용 비율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폐기물을 최소화하면서 전략 광물을 최대한 뽑아내니 실적은 고공 행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 16조 5812억 원, 영업이익은 1조 2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6%, 70.3% 증가했다.
온산제련소의 대표 상품인 아연은 연간 63만 톤이 생산돼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외 철강 업체로 보내진다. 단일 제련소 중 최대 생산량으로 철이 산업의 쌀이라면 철강 제품의 부식을 방지하는 아연은 산업의 비타민이라 부를 만하다.
고려아연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은 범용 공법보다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불순물인 철(Fe)을 제거해 아연 회수율을 99%까지 끌어올렸다. 산업통상부가 지난해 고려아연의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이유다.
볼리비아 등 남미에서 원료를 들여오는 전용 부두에는 하역 중인 흙더미와 돌무더기 천지였다. 온산제련소를 거쳐 무기 제조의 원료인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으로 탈바꿈할 원재료라는 설명에 기업 한 곳의 안보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고려아연은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이나 군사 전자 장비, 항공우주 분야 합금 등에 쓰이는 안티모니를 지난해부터 미국에 수출하고 있고 주문은 계속 늘고 있다. 온산제련소는 그간 중국이 독점 공급하다시피 한 안티모니를 하루 10톤, 한 달 300톤가량 생산해 미 국방부가 ‘깐부’로 여기는 생산기지가 됐다. 아울러 반도체·통신·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전략 광물인 갈륨·게르마늄도 내년부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해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측 러브콜에 연산 110만 톤 규모인 온산제련소의 절반 수준의 제련소를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건설하는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승현 온산제련소장은 “70여 명의 전문인력을 차출해 미 공장의 기자재 구매 및 제작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크스빌 제련소에는 온산제련소의 아연·연·통합 공정 등이 그대로 옮겨진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를 스마트팩토리로 바꾸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 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도입해 24시간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성과를 보면서 로봇 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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