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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선시티’ 뜬다…불붙은 은퇴자마을 유치전

■지자체 ‘1호 타이틀’ 선점 경쟁

경남도, 창녕 부곡에 조성 추진

온천·의료·접근성 장점 앞세워

춘천·원주·제천·단양 등도 가세

지역소멸 막고 경제활성화 기대

특별법 시행·공모 전부터 ‘후끈’

수정 2026-03-08 23:54

입력 2026-03-08 17:41

지면 21면
부곡온천 전경. 사진 제공=창녕군
부곡온천 전경. 사진 제공=창녕군

최근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은퇴자마을 조성 경쟁에 뛰어들었다. 생활·의료·여가 서비스를 아우르는 대규모 노인 주거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 깔려있다. 법령 시행과 정부 공모까지는 1년 이상 남았지만,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지자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 창녕군, 강원 원주시·춘천시, 충북 제천시·단양군 등이 ‘전국 1호 은퇴자마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뛰고 있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부곡온천 일대에 ‘웰니스(Wellness) 은퇴자마을’ 조성을 추진한다. 도는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등을 찾아 창녕 부곡온천 ‘경남형 웰니스 은퇴자마을’ 조성 구상을 설명했다. 관련 법이 제정되고 정부도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인 만큼, 현황을 미리 알리고 사전에 준비하려는 취지다.

지난달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은퇴자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주거 혁신을 통해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지역 인구감소 위기와 지역 경제 침체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제정됐다. 은퇴자마을은 도시 단위 복합단지로, 민간 실버타운과 달리 공영개발을 통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의료·문화·체육·복지 등 필수 기반시설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실버타운이나 요양원을 넘어 노년층이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공연·체육·문화·의료·편의시설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와 연계하고,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자립형 커뮤니티 구축이 골자다.

1960년 미국에서 처음 조성돼 약 4만 명이 거주하는 애리조나주의 ‘선시티(Sun City)’와 1992년 출범해 15만 명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의 ‘더 빌리지스(The Villages)’ 등이 해외 선진 모델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토부는 올해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5년 단위 은퇴자마을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민간 등이 주도하는 전북 고창군 웰파크시티(153만㎡·901가구) 이상 규모의 택지 개발 사업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창녕군은 함양울산 고속도로 창녕~밀양 구간이 있어 부산·대구·울산 등 인근 광역시와 1시간 이내 생활권을 앞세우고 있다. 경남도는 이달 ‘웰니스 온천도시 조성 기본구상 용역’도 착수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대한민국 1호 온천도시’ 부곡온천의 치유 자산에 국립부곡병원을 연계한 의료 인프라, 부곡파크골프장과 부곡골프장 등 여가시설도 강점”이라며 “부곡하와이 주변 유휴지를 활용해 주거·의료·여가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은퇴 주거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권에서도 ‘전국 1호’ 타이틀을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춘천시는 도심에서 15~20분 이내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지역에 주거·의료·돌봄 기능을 결합한 ‘춘천형 웰에이징 타운’을 표방하며, 상시 의료 인력을 배치하고 대학병원과 스마트 헬스케어를 연계한 은퇴자 전용 복합단지 구상을 추진 중이다. 원주시는 첨단 의료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운 ‘은퇴자 맞춤형 미니 신도시’ 전략을 앞세워 정부의 1호 시범사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충북 제천·단양은 청정 자연환경과 관광 자원을 앞세운 시범·선도형 은퇴자마을 유치를 목표로 한다. 수도권 접근성과 의료·관광 인프라를 결합해 고령화와 지방소멸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은퇴자마을 조성 시범지는 이르면 내년 특별법 시행 이후, 국토교통부가 하위법령과 5년 단위 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지방정부 대상 사업설명회를 거쳐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공모 시점과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법 시행 후 1년 안에 첫 시범지 선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지자체들의 물밑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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