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일 늦추면 7% 깎아줄게” 아마존도 ‘느린 배송’ 꺼냈다
배송비 부담에
할인 옵션 추가
‘싸면 기다린다’
쉬인·테무식
전략 차용
배송속도 대신
가격으로 승부
입력 2026-03-08 17:47
‘당일 배송’의 선구자 아마존이 배송을 늦추는 고객들에게 7%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물류 회사들이 배송비를 인상하자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그간 빠른 배송을 앞세웠던 e커머스 업체들이 ‘느리지만 저렴한’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배송일을 늦추면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의류 브랜드 갭도 최대 9영업일이 걸리는 ‘급하지 않은 배송’을 포함해 5가지 배송 옵션을 운영 중이다. 골프용품 업체 버디볼골프는 최대 2주가 소요되는 이코노미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이 ‘느린 배송 전략’으로 선회한 것은 배송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UPS와 페덱스는 2020년 이후 기본 요금을 매년 4.9~6.9%씩 올렸다. 유류할증료, 주소 정정 수수료, 주거지 배송 추가 요금 등 부대 비용도 인상했다. 택배 크기 규정을 강화하며 치수를 반올림해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도 적용했다. 이들의 최저가 서비스는 소포 1건당 12달러부터다.
아울러 물류사들은 저가 배송 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브리 캐리어 페덱스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지난달 투자자 설명회에서 “티셔츠 배송에 페덱스는 적합하지 않다”며 “349~499달러짜리 스마트링 같은 고가 상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소매 업체들은 소포 1건당 5.09달러부터 시작하는 미국 우체국(USPS)이나 지쓰 등 신생 배송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비자 인식도 변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쇼핑 우선순위 1위는 배송비용이었다. 배송 속도는 5위로 밀렸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배송 속도가 1위, 비용이 2위였다. 응답자의 95% 이상이 비싼 빠른 배송보다 4~7일 걸리는 무료 표준 배송을 선호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중국 e커머스 업체 쉬인과 테무의 영향이 컸다. 쉬인과 테무는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신 주문부터 배송까지 수주가 걸린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싼 가격에 이들을 즐겨 찾는다. e커머스 물류 플랫폼 시포의 로라 베렌스 우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 전만 해도 ‘아마존의 무료 이틀 배송을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목표였다”며 “지금은 ‘가장 저렴한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송 기간이 길어지자 반품률도 줄었다. 모피코트 판매 업체 카시아니는 배송 기간을 늘린 뒤 반품률이 20~30% 감소했다. 아렉스 만치아리스 카시아니 운영책임자는 “배송 속도를 늦췄더니 구매 의지가 높은 충성 고객이 유입됐다”며 “빠른 배송에 익숙해 쉽게 반품하는 고객보다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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