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계약 리스크 책임”…제작사들 편성분쟁서 연패
에스알픽쳐스·빅스톤픽쳐스 등
방송·유통사 등과 소송서 고전
입력 2026-03-08 17:56
편성, 수익 정산을 둘러싼 드라마·영화 분쟁에서 ‘계약 리스크는 제작사 몫’이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제작사는 계약 단계에서 편성·정산 조건을 더 촘촘히 점검하고 리스크 분산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는 제작사 에스알픽쳐스가 KBS를 상대로 제기한 5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 및 협찬 대행 수수료 청구 소송에서 올해 1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에스알픽쳐스는 드라마 ‘학교 2021’ 제작 준비를 진행했지만 편성이 무산됐다. 제작사는 “묵시적 제작 계약이 성립했고 계약 체결을 전제로 신뢰를 부여한 상태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이 파기됐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편성 확정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KBS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제작비는 계약의 중요한 사항인데도 양측 의사의 구체적인 합치가 있었다거나 장래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에 관한 증거가 없다”며 “방송사가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콘텐츠 제작 관련 분쟁은 영화 산업에서도 벌어진다. 앞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둘러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독점 유통 계약 과정에서 롯데컬처웍스와 쿠팡 사이에 감독판 공개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있었다. 이어 영화 ‘한산’ 제작사인 빅스톤픽쳐스는 투자·배급사 롯데컬처웍스를 상대로 성공수당 정산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OTT 유통 계약이 해지돼 사용료가 실제로 지급되지 않은 이상 정산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는 이런 판결들이 콘텐츠 계약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유통사나 OTT에 유리하게 설계된 계약이 많아 제작사가 대부분의 제작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는 “과거처럼 관행이나 구두 약속에 의존하기보다 저작권과 수익 구조를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제작사는 정산 기준을 ‘현금 입금 기준’ 대신 ‘매출 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계약 구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280개
-
497개
-
18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