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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네이버 평점·예약 기록, 소상공인 금융 문턱 낮춘다

자영업자 신용평가에 비금융정보 활용

사업장 성장성·안정성 등 평가 정교화

자금공급 늘리고 연체율 개선효과 기대

편의점·유통업체 정보 이용도 검토

수정 2026-03-09 16:56

입력 2026-03-09 05:00

지면 8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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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네이버 평점을 잘 받은 식당이나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에 대출금리를 낮추고 한도는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출 상환 이력 등 금융 정보가 아닌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자영업자들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네이버·신용평가사들은 소상공인 신용평가모형(SCB) 개발에 협력하는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현재 금융위가 이끄는 신용평가 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는 네이버 플레이스와 스마트스토어가 보유한 고객 평점과 예약 기록 등의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방식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신용정보원과 NICE평가정보가 모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완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새 신용평가모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대출 심사 과정에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은 상환 이력과 신용 공여, 부동산 담보 등 사업장 대표의 금융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네이버의 비금융 데이터 이용이 활성화하면 업체의 성장성에 대한 판단이 가능해져 대출금리나 한도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영업자 대출은 업체 대표의 개인신용이나 담보만을 주로 봐왔다”며 “앞으로 대출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새 소상공인 신용평가모형(SCB)의 가장 큰 특징은 성장성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은 과거 금융거래 이력과 담보물 등 부실 가능성 예측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은 상환 이력, 대출·카드 정보 등 사업 대표자 개인의 신용항목이 75%를 차지한다.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청년 및 초기 사업자는 낮은 신용등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국 사업장 정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신용평가 체계는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 돼왔다.

금융 당국은 소상공인 신용평가모형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플레이스의 비금융 정보가 반영한다면 자영업자의 잠재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에는 결제 금액 및 거래 건수와 같은 매출 역량뿐 아니라 고객 평점과 예약 실적, 환불 비율, 단골 고객, 방문자 추이 등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예를 들어 고객 평점 수준은 상품·서비스 만족도를 보여주고 예약 건수나 주문량 변화는 영업 흐름을 적시성 있게 보여주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지표가 상당한 변별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그동안 전통적 신용평가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요 플랫폼 기업들과 물밑 소통을 지속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데이터 사업을 계획하면서 관련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가 신용평가에 활용된다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소상공인 신용평가모형을 대출 심사에 적극 활용해 성장 잠재력을 가진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기술신용평가(TCB)를 통해 담보가 부족한 기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방식의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 사업가나 재기가 필요한 사업가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체로 쌓아올린 평판 및 업력과 같은 비정형 정보가 반영되면서 여신 한도와 금리가 개선되고 우량 차주로 전환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금융·비금융 정보를 결합한 소상공인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한 후 대출이 거절됐던 30대 쇼핑몰 사장, 신용점수 700점대 음식점 사장과 같은 고객 일부에게 대출을 승인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신용대출 규모는 202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507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51%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금융 당국은 소상공인 뿐 아니라 모든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들을 위한 대안 신용평가모형 활성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유통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의 소비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기 위해 백화점 및 편의점 기업에도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정한 소비 패턴을 유지하는 차주는 대출 상환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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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9일 (월) 1면 언박싱 [ON AIR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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