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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할인카드 묻자 KT카드 추천…전세대출 조건엔 엉뚱 답변도

[오류 잦은 금융권 AI 상담]

실제 상담 정확도 기대 못미쳐

대출·카드상품 추천 특히 취약

수정 2026-03-10 18:54

입력 2026-03-09 18:07

지면 9면
비어 있는 서울 동대문구 120다산콜센터 사무실. 연합뉴스
비어 있는 서울 동대문구 120다산콜센터 사무실. 연합뉴스
신한카드 AI 챗봇 이용 화면 캡처
신한카드 AI 챗봇 이용 화면 캡처

“KTX 할인 혜택 있는 카드 추천해줘.”

“통신 요금 관련 다양한 혜택을 드리는 카드를 모아봤어요.”(‘KT 가족만족 DC 신한카드’ 링크 전송)

신한카드 인공지능(AI) 챗봇에 교통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추천해달라고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질문을 바꿔 “대중교통 캐시백 혜택이 가장 큰 카드를 추천해달라”고 물었지만 이번에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 신청 고객을 위한 카드’를 추천했다.

은행과 카드사가 AI 콜봇과 챗봇 등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상담 정확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AI 뺑뺑이’로 불리는 비효율적 상담이 늘면서 AI와 인간 상담사의 협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주요 금융사의 AI 상담 사례를 종합하면 계좌 한도 조회나 실적 확인 등 단순 키워드 기반 문의는 처리했지만 복잡한 질문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날 신한카드 AI 상담사에게 현재 사용 중인 신용카드 혜택을 정리해달라고 묻자 설명 대신 카드사 홈페이지 링크를 안내했고 농협은행 AI 상담사 역시 예적금 금리 비교나 자동이체 설정 방법을 묻자 상담사 연결 단계로 넘어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 AI 챗봇에서도 오류 사례가 확인됐다. 우리은행 AI 대출 상담원에게 ‘우리WON전세대출’ 신청 조건을 묻자 챗봇은 생애최초주택 구매자 요건을 설명했다. 이에 “전세대출은 생애최초 구매자만 가입 가능한 것이냐”고 묻자 AI 상담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우리WON전세대출 신청 조건에는 해당 내용이 없다.

상품 추천 기능도 제한적이었다. KB국민은행 챗봇에 “금리가 가장 높은 적금을 알려달라”고 묻자 챗봇은 최고 금리 상품을 특정하지 않고 주요 적금 상품들을 안내했다. 우리카드 챗봇 역시 연회비가 낮은 카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다시 설명해달라고 응답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별로 적용되는 우대금리 조건이 서로 달라 최고 금리 상품을 단정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적금 상품 전반의 정보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상담 서비스의 낮은 정확도는 이용자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딜로이트가 지난해 1월 미국 은행 고객 2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는 단순 업무라도 AI 챗봇보다 인간 상담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봇 이용 목적은 기술적 문제 해결(60%), 계좌 조회(53%), 카드 대금 결제(29%) 등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현재 AI 상담 서비스가 단순 문의 처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상담은 정해진 키워드나 시나리오 중심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복잡한 상품 문의까지 대응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며 “단순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인간 상담사는 복잡한 상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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