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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치매 위험 본다…국내 연구진 새 지표 발견

뇌 속 청소기 역할 주목

고가 검사 대안 가능성

입력 2026-03-10 07:02

가천대 길병원 전경. 출처 :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 전경. 출처 :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이민재 교수팀이 간단한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9일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치매 병리 및 인지 저하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프로테아좀’은 손상되거나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제거하는 체내 정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세포 속 ‘청소기’ 역할을 한다.

연구에는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환자 148명이 참여했다. 3.0T MRI와 아밀로이드·타우 PET 촬영으로 뇌 병리를 분석하고, 혈액 내 프로테아좀 활성도를 측정했다.

핵심 발견은 알츠하이머 최대 위험 유전자인 ‘APOE ε4’ 보유자에서 나타났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 중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축적됐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크기도 더 작았고 인지 기능도 낮았다. 해당 유전자가 없는 사람에서는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매개분석을 통해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 → 병리 물질 축적 → 해마 위축 →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경로를 확인했다.

프로테아좀 활성도 연구 논문 모식도. 출처 : 길병원
프로테아좀 활성도 연구 논문 모식도. 출처 : 길병원

이번 연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위험과 진행 경향을 보조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뇌척수액 검사나 고가의 PET 촬영이 필요했지만,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생체 지표가 특정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을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영 교수는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단백질 분해 기능이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 병리와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단백질 항상성 이상이 알츠하이머병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사람 대상 연구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출처 : 길병원
출처 : 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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