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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신 전담 피웠는데…디스크 위험 최대 1.4배

강남세브란스병원·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

326만 5000여명 건보공단 검진 데이터 활용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 상관관계 분석

입력 2026-03-10 11:13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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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쳐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초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여기기 쉬운 액상형 전자담배를 매일 피운 경우 비흡연자보다 척수 디스크 발생 위험이 최대 1.4배에 달했다.

권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신재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326만5000여명의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 흡연군,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군,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군으로 분류한 다음 검진 후 약 3.5년간 추적 관찰했다. 척추 디스크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체계에 따라 척추 디스크 질환이란 진단명으로 2회 이상 외래 진료를 받거나 입원 기록이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단순 병원 방문 환자를 제외함으로써 연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권지원(왼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신재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제공=각 병원
권지원(왼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신재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제공=각 병원

그 결과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흡연군은 비흡연군에 비해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비흡연군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디스크 발생 위험은 연소형 담배 흡연군이 1.17배로 가장 높았고 액상형 전자담배군 1.15배, 궐련형 전자담배군 1.13배 순이었다. 흥미로운 건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연소형 담배와 유사한 1.17배까지 디스크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연소형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꿔도 그 위험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꿀 경우,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감소했으나, 비흡연자에 비해서는 디스크 발생 위험이 1.09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았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보다 더 위험했다. 연소형 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1.01배로, 연초를 계속 피우는 것과 다름 없었다.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디스크 발생 위험이 1.34배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경우보다 오히려 위험도가 상승했다.

흡연에 따른 척추디스크 발생 상관 그래프.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흡연에 따른 척추디스크 발생 상관 그래프.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꾼 집단은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흡연자의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의 1.42배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경추(목) 디스크나 흉추 및 요추(허리) 디스크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과거 연소형 담배를 피운 이력이 있다면 디스크 질환에 대한 악영향이 장기간 누적돼, 전자담배로 바꿔도 그 위험성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권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 임상 현장에서의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The Spine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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