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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붙잡는 ‘천원주택’…지자체 인구유입 효과 톡톡

■‘월 3만원’ 초저가 임대주택 돌풍

포항형 주택 모집에 10대 1 경쟁률

주거비 부담 뚝…청년·신혼부부 몰려

화순·인천 등서도 유사 정책 확산

“재정부담 우려에도 지역정착 이끌어”

수정 2026-03-10 23:43

입력 2026-03-10 18:34

지면 23면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천원주택’을 앞다퉈 도입한 지자체에서 타 지역 전입을 통한 청년 인구 유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루 1000원, 월 3만 원의 파격적인 임대료로 주거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 이 사업은 지방 재정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5~6일 진행된 ‘포항형 천원주택’ 입주자 모집에 총 1055건이 접수돼 1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제공=포항시
5~6일 진행된 ‘포항형 천원주택’ 입주자 모집에 총 1055건이 접수돼 1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제공=포항시

10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에서 진행한 ‘포항형 천원주택’의 올해 예비 입주자 모집이 뜨거운 경쟁 속에 마무리됐다. 천원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원룸·투룸 등 공실 다가구주택을 포항시가 임차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5~6일 이틀 간 진행된 현장 접수에는 100가구 모집에 총 1055건이 몰려 1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모집에는 포항 지역 청년뿐 아니라 전입을 희망하는 타 지역 거주자 110가구도 신청했다. 청년주택 80가구에는 1009건이 접수돼 12.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으며, 이 중 25가구는 ‘관외 거주자 모집’ 유형으로 별도 배정해 타 지역 청년 유입을 유도했다. 신혼부부 주택 20가구에는 46건이 신청돼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청 문턱을 낮춘 것도 경쟁률 상승에 한몫했다. 부모 소득이 아닌 청년 본인의 소득과 재산만을 기준으로 입주 자격을 완화하면서 지난해보다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한 신청자는 “치솟는 월세로 어려운 현실에서 천원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포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서류 심사 후 6월 24일 공개 추첨을 통해 최종 입주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사업 첫해였던 지난해에도 100가구 모집에 854건이 몰리며 큰 호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관외 거주자 19가구가 실제로 포항으로 전입했다. 포항시는 2029년까지 천원주택 300가구를 추가 공급하며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최초로 월 임대료가 1만 원인 ‘만원임대주택’을 도입한 전남 화순군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00가구를 공급한 결과 청년과 신혼부부 134가구가 신규 전입하는 성과를 거뒀고, 나주·신안 등으로 전남형 만원주택이 확대됐다. 화순군은 올해도 만원임대주택 1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일일 임대료 1000원 수준의 ‘천원주택’을 도입해 주거비 부담 완화와 출산·육아 기반 조성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도심 내 전세임대주택과 연계한 공급 모델을 통해 교통·육아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 물량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충남 보령시는 2025년 도내 최초로 ‘만세보령 청년 천원주택’을 도입해 추진 중이다. 시는 시내 중심부 아파트 10가구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최근 입주자 모집에서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본 거주 기간은 2년이며 최대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경북 영천시에서도 1월 첫 천원주택 모집 당시 20가구 공급에 441건이 몰려 최고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년형 주택 12가구에 344건이, 신혼부부형 8가구에 97건이 각각 접수됐다.

일각에서는 유지·보수 비용과 추가 물량 매입에 따른 지자체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청년층의 실질적인 정착 지원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포항시 관계자는 “천원주택은 청년이 머물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기반을 만드는 정책”이라며 “청년이 살고 싶은 포항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인구 유입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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