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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았다” 테헤란의 비명…美, 700발 퍼붓고 해상선 기뢰제거

“가장 격렬한 공습” 행동 옮긴 美

미국 “미사일 발사대 90% 파괴”

이란 기뢰 6000여기 보유 추정

美 호르무즈 전선 주도권 맞불

개전 후 민간인 1300명 이상 사망

미군은 140여명 부상… 7명 숨져

수정 2026-03-11 23:33

입력 2026-03-11 18:02

지면 6면
이란의 위협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들이 운항하지 못하고 묶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위협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들이 운항하지 못하고 묶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악의 밤’을 예고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난타한 10일(현지 시간) 수도 테헤란은 공포에 떤 하루를 보냈다. 조기 종료를 자신한 미국의 말과는 달리 전선은 호르무즈해협으로 옮겨갔다. 이란은 바닷속에 기뢰를 숨겼고 미군은 기뢰를 실은 배 16척을 격파하며 수중전을 이어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대(對)이란 군사작전 브리핑에서 “이란 공격이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 대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사일과 유도폭탄, 드론, 스텔스폭격기인 B-2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F-35가 쏜 정밀유도폭탄 등 700발에 가까운 전력을 난타했다. 미국은 테헤란 메흐라바드공항에 있던 항공기 16대, 파르친 미사일 기지의 연료 시설을 조준했다. 미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지금까지 60척 이상의 이란 선박을 포함해 55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90%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는데 하루 전 75%에서 또다시 이란 전력이 손실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민간인 거주지가 있는 테헤란 도심의 교차로에도 폭탄을 떨어뜨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헤란의 한 시민은 “지옥 같았다” “아이들이 잠드는 걸 두려워한다”면서 이날 밤 공습이 개전 후 가장 심각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AP통신에 “거주지 인근 공습으로 인해 전력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갓난아기를 키운다는 27세 여성은 “주거용 빌딩이 공습되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수만 명의 이란 주민이 공습을 피해 지방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 서부 아자디 타워 인근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0일(현지 시간)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테헤란 서부 아자디 타워 인근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0일(현지 시간)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도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회견을 열고 이번 공습으로 자국 민간인만 1300명 이상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또 개전 이후 이란의 65개 학교·교육기관과 주택 약 8000채 등 민간 시설 약 1만 곳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해상에 숨긴 지뢰인 기뢰 수천 발로 또 다른 전투를 준비했다. CNN은 미국 정보 당국의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며칠 동안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이 설치한 기뢰는 아직 수십 개 정도지만 순식간에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 CBS도 이란이 소형 선박을 이용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2~3개씩 설치하는 상황을 미 정보 당국이 알아차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해상 기뢰를 5000~6000개가량 보유하고 있다. CBS는 이란의 어뢰 보유량을 2000~6000개로 추정했다. 대다수가 이란이 자체 생산했거나 중국·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이란이 가장 많이 보유한 재래식 기뢰인 사다프-02는 중·소형 선박을 겨냥한 기뢰다.

이날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는 선박 4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다. 오만 북쪽 11해리 해상에서 태국 선적의 3만 톤급 벌크선 ‘마유리 나리’ 호가 발사체에 맞아 선체가 손상되고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자신들이 태국 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북서쪽 25해리 해상과 두바이 북서쪽 50해리 해상에서도 일본 선적 컨테이너선과 마셜제도 국적 벌크선이 발사체에 피격됐다. 앞서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엑스프레스룸호도 타격을 받았다. 이로써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지금까지 공격받은 선박은 최소 15척으로 늘어났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자 미국도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CBS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는 미군이 이 해협 인근에서 16척의 기뢰부설정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의장은 브리핑에서 “미 중부사령부가 기뢰부설정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측 부상자도 약 1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은 부상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다가 로이터통신이 150명이라고 선제 보도하자 뒤늦게 열흘간 약 140명이 다쳤고 중상자는 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달 1일 미 중부사령부가 밝힌 3명 사망, 5명 중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당시 부상자로 발표된 5명 가운데 3명이 결국 숨지면서 미군의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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