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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 성장한 벤처기업, 고향에 일자리 돌려줘

모두싸인, 매년 부산 인재 채용

A2Z, 경산 경일대와 취업 연계

기린컴퍼니는 서산 어촌계 지원

둥지 튼 연고지 찾아 ‘보은 행보’

입력 2026-03-11 18:49

지면 17면
2023년 5월 4일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가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스타트업 스쿨 부산’ 프로그램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모두싸인
2023년 5월 4일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가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스타트업 스쿨 부산’ 프로그램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모두싸인

비수도권 지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들이 연고지 인재 채용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지역 사회의 지원을 창업의 자양분으로 삼았던 기업이 성장해 다시 지역 사회와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11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전자서명 플랫폼 개발사 ‘모두싸인’은 2015년 창업 후 해마다 부산 인재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넘게 부산 인재 채용을 유지하는 것은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부산대 출신으로 대학 재학 중 소프트웨어 개발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이 동아리 활동이 모두싸인 창업으로 이어졌다. 동아리 활동과 부산대의 창업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두싸인도 없었을 것이란 생각에 보은 차원에서 부산 출신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해마다 두세 차례씩 부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른 벤처 기업 창업자 초청 특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싸인과 함께 성장한 부산 인재들이 또 다른 회사에 진출하고 다시 부산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경북 경산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난해부터 경산의 경일대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프로그램을 만들고 경일대생들을 회사로 취업시키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1학년 땐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2~3학년 땐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며 공학 학사 학위를 받는다. 지금까지 회사에 들어온 경일대 출신 인원은 28명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경일대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회사가 경일대 캠퍼스에서 처음 둥지를 텄기 때문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2018년 경일대 교수로 부임하며 같은 해 교수창업기업으로 회사를 세웠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이 직접 나서 사무실과 학생 인력 공급 등을 신경 쓸 정도로 경일대는 초창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업을 전폭 지원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당시 받았던 도움을 경산 지역 사회와 대학에 되갚는 것이다.

지역에서 일거리를 만들어 노인 경제 활동을 진흥시킨 기업도 있다. 2021년 충남 서산에서 세워진 ‘기린컴퍼니’다. 기린컴퍼니는 감태 제조 및 유통 사업을 하는데 매 겨울 서산 어촌계 소속 노인 80여 명과 감태 매입 계약을 맺는다. 지역민들이 감태를 수확하면 회사가 이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본사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면 더 낮은 비용으로 감태를 확보할 수 있지만 기린컴퍼니는 창업 후 지금까지 어촌계 매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서산 어촌마을 출신인 송주현 기린컴퍼니 대표가 겨울에 소득이 줄어드는 지역 어가의 경제 활동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내린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지역에서 벤처 창업과 기업의 사회 환원이 거듭되는 공생 사례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지역분과위원장을 맡았던 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는 “나이키,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유명한 글로벌 기업도 지역에서 작은 회사로 시작해 지금은 고장의 관광과 일자리 등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의 외형이 커지는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경영 활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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