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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외이사 임기 3년으로 늘리는 한화생명…ISS “주주 이익 침해로 반대”

한화그룹 계열사 일제 변경

집중투표제 방어 목적 추정

입력 2026-03-12 09:20

한화생명(088350)이 사외이사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하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ISS는 기관투자가를 위한 의안 보고서를 통해 한화생명이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이사 임기 변경 정관 변경안에 대해 반대(AGAINST)를 권고했다. ISS는 “사외이사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경우 이사들이 3년에 한 번만 재선임되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이사회 책임성을 감소시키고 주주 이익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비롯해 한화오션(04266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손해보험(000370) 등 그룹 계열사 11개사가 일제히 사외이사 임기를 ‘2년’에서 ‘3년 이내’ 또는 ‘3년’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2016년 당시 그룹 계열사들이 사외이사 임기를 2년으로 단축했다가 10년 만에 다시 늘리는 것이다.

한화그룹 측은 사외이사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임기를 연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집중투표제 방어 목적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5명을 선임할 경우 의결권 5개를 받아 여러 후보자에게 분산하거나 특정 후보자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 지분이 많지 않은 소액주주나 행동주의 펀드가 원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당초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금지되면서 일부 상장사들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이사 임기 연장이 연속성 확보보다는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을 가로막는 효과가 크다고 비판했다. 이사 교체 주기를 분산하면 주총에서 선임할 수 있는 이사의 수를 줄임으로써 소액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ISS는 박순철·정순섭·유창민 사외이사 선임, 이인실·임성열 감사위원 선임,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등 다른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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