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재택근무하고 해외 출장도 가지마”…기름값 폭등하자 난리 난 동남아 국가들
입력 2026-03-12 10:42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공급망이 흔들리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각국이 에너지 소비 억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태국 내각은 12일(현지시간) 대민 서비스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모든 정부 기관에 재택근무를 즉시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필수 국제회의를 제외한 공무원의 해외 출장도 당분간 금지하고, 관공서 냉방 온도는 26도로 제한했다.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모든 부문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에는 자발적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공급 차질이 심화할 경우 오후 10시 이후 간판 조명 소등과 주유소 영업시간 제한 같은 의무 조치 도입도 검토 중이다.
필리핀은 이미 강제 조치에 착수했다. 지난 9일부터 경찰·소방서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정부 기관에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했으며, 관공서의 연료·전력 사용량을 10~20%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온라인으로 대체 가능한 대면 회의도 전면 금지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난 6일 “중동 혼란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선택하지도, 원하지도 않은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연료 공급 차질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라고 공식 인정했다. 베트남국영석유그룹(페트롤리멕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 개시 이후 휘발유 가격이 32%, 경유 56%, 등유는 80% 폭등했다. 하노이 등 주요 도시 주유소에는 연료를 확보하려는 차량과 오토바이가 장사진을 이뤘고, 소규모 주유소 수십 곳은 공급 부족으로 임시 휴업하거나 영업을 단축했다.
정부는 민간 기업에 재택근무 전환을 권고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개인 차량 사용 자제와 대중교통·자전거 이용을 당부하고 연료 사재기와 투기 행위에 대한 단속 의지도 밝혔다.
국제 유가는 중동 사태 전개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로 강행하거나 확전 국면이 지속될 경우, 전 세계 원유 수출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이 해협의 통항 리스크가 유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외교적 협상이나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이 가시화할 경우 가격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남아 각국 정부가 내놓은 긴급 절감 조치가 단기 대응에 그칠지, 장기적인 에너지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지는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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