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도 짬짜미…담합 육가공 업체에 과징금 31.6억
이마트 납품 9개 업체
2년 넘게 사전 합의
거래액 190억 규모
수정 2026-03-12 18:27
입력 2026-03-12 12:00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육가공·판매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 납품용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9개 가공·판매 업체에 총 31억 6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혐의가 중대한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2년 3개월 동안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사전에 합의했다. 이 기간 거래액은 총 190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제재 대상은 대성실업·대전충남양돈축협·부경양돈축협·씨제이피드앤케어·도드람푸드·보담·선진·팜스토리·해드림엘피씨 등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일반육(브랜드 표시 없는 국내산 돼지고기 상품)’을 판매하는 8개 업체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진행된 14차례 입찰 가운데 8건에서 삼겹살·목심 등 부위별 입찰 가격이나 최저 가격 선을 미리 합의한 뒤 투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경쟁 심화로 납품 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가격 하한선을 논의한 뒤 이를 기준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담합 입찰의 계약 금액은 약 103억 원 규모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낙찰 업체뿐 아니라 들러리 참여 업체까지 포함해 관련 매출액을 400억 원 이상으로 계산해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판매 방식인 ‘브랜드육’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브랜드육은 육가공 업체의 브랜드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돼지고기로 사육 환경이나 사료 관리 등 차별화된 생산 방식이 적용돼 일반육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마트는 브랜드육의 경우 입찰이 아니라 업체들이 제출한 견적서를 토대로 협의를 거쳐 납품 가격을 결정해왔다.
공정위는 도드람푸드·보담·선진·팜스토리·해드림엘피씨 등 5개 업체가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부위별 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뒤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계약 규모는 약 87억 원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으로 돼지고기 납품 가격이 인위적으로 높아졌고 이마트가 여기에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 가격을 정하는 구조인 만큼 결국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을 부담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대량 매입과 단가 절감을 통해 고객 혜택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유통 구조를 확립해왔다”며 “전반적인 매입 프로세스를 다시 한번 재정비해 투명성과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먹거리 가격과 직결되는 담합 사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설탕 제조 업체들의 가격 담합 사건에 대해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재 밀가루와 전분당 담합 사건도 조사와 심의를 진행 중이다. 밀가루 사건의 경우 CJ제일제당·대한제분·삼양사 등 7개 업체가 약 6년 동안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최대 1조 16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분당 사건 역시 대상과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약 7년간 가격을 합의한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예상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 20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교복·석유·장례식장 등의 분야에서도 전국 단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고발한 법인·임직원에 대한 철저한 검찰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제재 효과 확산을 위해 설탕·밀가루·전분당 가격 인하의 업계 확산을 유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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