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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고발당한 조희대…“정치 편향적 공세 반복” 우려

■법 시행후 첫번째 사례

국수본에 고발장 사전 제출

“李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과정

형사소송법 의도적 왜곡” 주장

‘대출사기’ 양문석 의원직 상실

재판소원 시사…정쟁 이어질 듯

수정 2026-03-13 17:48

입력 2026-03-12 18:02

지면 25면

‘사법 개혁 3법’으로 불리는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법안이 공포된 첫날인 12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당했다. 법 시행 직후 대법원장이 고발당하면서 법왜곡죄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같은 날 재판소원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과 맞물리며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섰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수부는 앞서 이달 2일 관련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돼 사건을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사실상 경찰의 법왜곡죄 ‘1호 수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찰은 “고발은 각 시도경찰청이나 일선 경찰서 등 어디서나 가능해 단정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대법원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3월 28일 서울고법으로부터 사건을 접수한 뒤 34일 만인 5월 1일 2심의 무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형사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서면주의 원칙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징역 10년 이하의 중범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왜곡죄 도입을 둘러싼 우려가 시행 첫날부터 현실화됐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법왜곡죄가 법관의 직무 수행을 위축시켜 재판 독립과 기본권 보장 기능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런데 실제로 법 공포 직후 대법원장을 겨냥한 고발이 이뤄지며 사법부 수장을 직접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로만 악용하려는 사법 3법 입법이 무리하게 강행됐다”며 “법과 정의의 근본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앞으로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유사한 방식으로 법관들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재판소원제도 정쟁의 대상이 됐다. 이날 11억 원 불법 대출 등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양 의원이 대법원 판단에 대한 재판소원을 예고하면서다. 그는 “대법원 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로 양 의원의 혐의와 기본권 침해가 관련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헌재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건수는 전자 접수 11건, 방문·우편 접수 5건으로 총 16건이다. 1호 청구인은 내전을 피해 약 11년간 한국에 체류하다 강제 추방된 시리아 국적 B 씨로 출입국 당국의 강제 퇴거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이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이어 동해안 납북 귀환 어부 피해자 시민 모임이 형사 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재판소원을 냈다.

한편 전국 법원장들이 이날 충북 제천 포레스트리솜에서 ‘사법 3법’ 공포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법왜곡죄 시행에 따른 형사재판부 기피를 막기 위해 직무 관련 소송 지원 예산을 늘리고 법관보호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했다. 법령 정비, 유관기관 협의 등을 통해 재판소원제가 국민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법관 증원, 시니어법관 제도 도입 등 대법관 증원에 따른 사실심 부실화를 막기 위한 조치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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