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5억 이하 아파트 가계 대출 뇌관으로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입력 2026-03-13 06:59
서울 핵심 지역의 집값 상승 압력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15억 원 이하 주택 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가계대출의 뇌관의 될 전망이다.
한은이 12일 국회에 제출한 ‘2026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거래에서 15억 원 이하 주택 비중은 2025년 3월 88.6%에서 올해 1월 96.2%로 확대됐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서울 핵심지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대출이 까다롭고 자기자본 비중도 높아 대출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15억 원 이하 주택은 실수요자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 거래 증가가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건당 대출 유발 규모도 중저가 주택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차등화 정책 영향으로 9억~15억 원대 주택의 건당 대출 유발 규모는 이전보다 커진 반면 15억·20억 원 초과 주택은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도 변수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임차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해 주담대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최근 금리 상승세와 정부의 정책 의지는 시장 과열을 억제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됐다. 2월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73%까지 올라 주담대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물도 늘고 있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 역시 집값 상승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시장의 추세 하락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의 강력한 집값 하락 의지가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기는 했지만 아직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주관위원 메시지를 통해 “특정 방향으로의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향후 물가 및 성장 경로는 미국 관세정책,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반도체 경기 외에 최근 부각된 중동 상황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물가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을 2022년과 구별했다. 박 부총재보는 “2022년에는 공급 충격과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이 동시에 작용해 물가가 목표를 크게 상회했지만 지금은 물가 수준이 목표에 비교적 가깝고 수요 측 압력도 당시보다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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